내년 초에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예정인, 자유한국당의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적쇄신을 명분으로 당권경쟁 구도에 대한 교통정리에 나서고 있다.

김 위원장은 유력한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홍준표‧김무성 전 대표를 상대로 조만간 전대 불출마를 권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두 전 대표가 전대에 나오지 않도록 권유해보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비대위원들도 이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과거 선거 패패의 수장들이 다시 당 대표에 나온다는 건 당을 살리는 데 적절치 않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비대위에서는 당무대표‧정무대표 분리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국회의원이 아닌 당원 중심의 당 운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당무대표와 사무총장은 원외인사나 당 관료 등이 맡고, 정무대표는 원내인사가 맡아 국회 활동에 집중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현역의원이 대다수인 당협위원장의 절반 이상이 물갈이 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는 가운데, 교체 기준을 두고 비대위 내부에서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은 져야 한다는 얘기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지난 20일 유기준‧윤상현‧김진태 의원 등 친박계 의원 6명은 황교안 전 총리와 오찬을 하며 전대 출마를 제안하였다. 이에 대해 황 전 총리는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결심을 한다면 상처입을 각오를 하고서라도 도전해야 한다.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향후 한국당의 당권구도는 각 세력 핵심 인사들이 대거 출마할 것으로 보이는, 12월 원내대표 선거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