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싸움이 소수 야당대표의 단식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싸움의 발단은 소수당으로서 국회의원 의석수를 한 석이라도 늘려야 되는 절박함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권역별로 의석수를 정해놓고 다득표 정당이 모든 의석을 싹쓸이하는 승자독식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은 차치하더라도 지역구 선거에서 한 표라도 더 득표한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민의를 골고루 반영치 못한다는 이유로 정당명부 투표율에 따라 의석을 나누어야 된다는 절박함에서 시작되어 비례대표 의석 늘리기 싸움으로 지루하게 이어져왔던 것이 사실이다.

지역구를 대표하는 한사람을 뽑는 승자원칙제도와 지역주민의 의견을 의석수에 반영하여 한 번에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독일식 비례대표제도를 모델로 하여 연동형비례대표를 관철시키려 하는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독일의 비례대표제도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의 선거지역구는 328개로 인구 250,000명당 1명이고, 우리나라는 253개 로 인구 200,000명당 1명이다.

독일의 비례대표는 328명으로 인구 250,000명당 1명이고, 우리나라는 47명으로 인구 1,00,000명당 1명이다.

비례대표 의원수가 적어 민의를 대변하지 못하고 주장하면서 뒤로는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리자는 것이 주된 이유이다.

정의당이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처럼 국회의원 의석수를 늘리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의석수를 어떻게 늘리냐에 대하여 고민이 필요하다.

우선적으로 의석수를 늘리는 방안은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지역구를 늘리는 것이고 또 하나는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리는 일이다.

지역의 대표성을 명분으로 지역구를 늘리자는 주장은 인구 하한선 139,473명을 충족하기 위하여 4-5개 시군을 하나의 선거구를 묶어야 되는 선거구는 의원이 없는 지역에서는 구민의 대표라는 명분을 살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며, 인구상한선 278,945명을 충족하기 위하여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이라 하여 2-3석을 두고 있는 대도시는 구청장 한명에 의원이 2-3인이 있어 이 또한 대표성이 떨어지는 것을 감안할 때 인구 상하한선을 폐지하고 250개 시군구별 지역구로 나누어 지역구 의원수를 250명으로 하고 비례대표를 50명으로는 할 수 없는 것이며 더구나 한 선거구에서 2-3인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는 더더욱 논할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리자는 주장은 국회무용론까지 나오는 현실에서 실로 터무니없는 주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례대표의 궁극적인 목적은 전문성이 떨어지는 부분을 보완하기 위하여 전문분야와 소외분야에 국회의원을 두고 있는 제도임에도 작금의 비례대표 공천은 당대표 권력의 부산물이 되어버렸고 이미 폐지된 전국구 국회의원화 되어버린 지 오래이다.

당대표 권력으로 인한 폐해를 견제하기 위하여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주장하거나 석패한 후보자를 비례대표에 임명하는 석패율 제도까지 주장한 것은 제왕적 총재권한으로 변질된 당대표 권력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었다.

소수당은 자당의 안이한 의석수 늘리기 생각으로 당대표의 단식 사태까지 몰고 가면서도 정작 국민을 설득할 알갱이는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결국 알갱이 없는 껍데기만 가지고 의원수를 더 가져야 된다는 절박함 하나만으로 국민에게 응석을 부리는 철부지 정치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연동형(독일식)을 채택할 경우 우선할 과정은 권역별 의원수를 어떻게 조정하느냐이다.

현행 300인으로 규정할 경우 우리나라의 지역구는 수도권인 서울 49석, 인천13석, 경기 60석으로 총 122석이고, 충청권인 대전7석, 충북 8석, 충남 11석, 세종 1석으로 총 27석이고, 호남권인 광주 11석, 전북 10석, 전남 10석으로 총 28석이며, 영남권인 대구 12석, 경북 13석, 부산 18석, 울산 6석, 경남 16석으로 총 65석이며, 강원 8석, 제주 3석으로 총 253석으로 이를 권역별로 나눈다면 북부권(서울,경기,인천) 122석(47.4%), 중앙권(대전,충남북,강원) 35석(13.8%), 동부권(부산,경남북,울산) 65석(25.6%), 서부권(광주,전남북,제주) 31석(12.2%) 으로 47석을 기준으로 권역별 의원수는 북부권(122석+22석) 144석, 중앙권(35석+6.5석) 41석+a, 동부권(65석+12석) 77석, 서부권(31석+5.7석) 36석+a가 될 것이다.

이 경우, 77석인 동부권에서 소수정당의 향배를 살펴보면 소수정당이 동부권 지역구 65석을 전패하여 지역구 의석을 취하지 못한 상황에서 희망은 정당명부 득표율로 배분하는 비례 12석인데 1석을 취하려면 8.34%를 득표하여야 하여야 한다. 만약 8%를 득표할 경우 이 8%는 사표가 되어 현행 정당명부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를 선출하는 방식보다 실익이 없게 되는 것이다.

결론은 독일식 비례대표 선출방식과 유사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도는 한국의 소수정당에서는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결국 정의당에서 솔직하게 말하는 것처럼 국회의원수를 늘려야 되는 것임을 알 수가 있다.

가령, 의원수를 350인으로 50인을 늘린다고 가정할 때 지역구는 손대기 어려운 관계로 비례대표를 늘려야 될 때 비례 총수는 97명이 되고 동부권의 비례대표는 25석, 서부권은 12석이 되어 소수a당이 동부권에서 1석을 얻으려면 정당득표율이 4%, 서부권은 8.34%를 득표하여야 한다.

특정 소수정당이 지역구민의 의사를 반영한다는 명분으로 이러한 형태의 연동형을 관철시킨다하여도 특정 권역에서 평균을 득표치 못하는 권역에서는 단 한명의 의석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될 것이며, 북부권(46석)에서 20%를 득표할 경우 비례 9석을 확보할 수 있지만 전국 총 정당명부 득표율이 12%인 정당이라면 현행제도에 따른 의석배분제도에서는 12석을 얻을 수 있으나, 다른 권역에서 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적은 의석수를 확보하는 상황이 될 것이며 설혹 몇 석을 더 취한다 하여도 교섭단체 의석수가 늘어나게 되고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려 소수정당의 의석을 확보하겠다는 발상은 자신들을 스스로 위축시키면서 거대정당을 더욱 거대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고 국회무용론을 주장하는 국민에게 공분을 사게될 것이며 스스로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풀기는커녕 더욱 엉키게 만드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현행 지역구 253석, 비례 47석으로는 연동형을 논하지 말아야 한다.

국회무용론이 팽배한 상황에서 의석수 늘리기를 논하지 말아야 될 것이다.

더욱이 고민할 사항은 비례대표 선정에 관한 문제이다.

비례대표의 궁극적 목적인 전문성을 과연 살릴 수 있는지, 공천권에 관한 투명성을 살릴 수 있는지에 대하여 국민을 납득시켜야 된다.

연동형 비례대표 논쟁은 의원수를 늘리자는 이야기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찌들고 헤진 속옷위에 화려한 겉옷만 갈아입으려는 것과 다름없는 연동형비례대표 싸움은 걷어치우고 찌들고 헤진 내복부터 정갈하게 바꿔 입고 실용적인 겉옷으로 갈아입을 걱정하는 정치인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