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을 의석수에 반영하고 정수 늘리기에서 시작한 선거제도개혁.

정수 늘리기 꼼수는 국회무용론에 무게가 실리면서 사실상 물 건너갔으며 민심을 의석수에 반영하는 개혁안은 지역구를 줄이고 비례대표의석수를 늘리는데 무게가 실리면서 전국별 연동형비례대표제도와 광역별비례대표제도로 가닥을 잡으면서 아주 자그마한 산의 중턱에 올라섰다.

여야 5당이 밀고 당기면서 단숨에 넘어버린 세비인상과 달리 출발선에서 뭉그적거리는 자유한국당은 제쳐두고라도 민주‧미래‧평화‧정의당은 서로 밀기도하고 뒤로 당기기도 하면서 힘겹게 도달한 곳이 자그마한 산의 5부 능선인 지역구 225석 비례대표 75석이다.

이제 정상까지 오르려면 75석의 비례대표를 어떻게 배분하는 문제로 민심을 반영하는데 있어서 전국단위로 할 것이냐 광역별로 할 것이냐를 합의하여야 한다.

선거제도개혁의 키포인트는 비례대표 배분방식과 지역구조정으로 이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 전국별 비례대표제도

이 제도는 현행 지역구 당선자수를 포함하여 배분하는 제도와는 달리 순전히 정당명부제 투표율에 의한 배분이다. 민심을 의석수에 반영하려는 취지에 부합한다.

하지만 비례대표 추천에서 당대표의 일방적인 권력이 심화되고 전문성이 결여될 공산이 크며 성비별 5:5 정수에서 능력과 전문성도 고민하여야 한다.

또한 1/75(1.34%) 득표로 1석을 배분할 경우 정당이 난립하는 문제도 고려하여야 한다.

더구나 지역 토호정치꾼들이 득세하는 석패율제도에 대한 고민도 심각하다.

▲ 광역별 비례대표제도

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광역을 분류하여야 하는데 5개 광역으로 분류할 때 1) 서울‧인천 2) 경기 3) 충남북‧대전‧강원 4) 경상 5) 호남이 유력하고 4개 광역일 경우는 1) 수도권(서울‧인천‧경기) 2) 중부권(충남북‧대전‧강원) 3) 경상권(부산‧울산‧경남북‧대구) 4) 호남권(전남북‧광주‧제주)이 될 것이다.

비례대표 배분에 있어서 광역별로 인수를 규정하고(인구수대비) 광역별 정당명부 투표율을 기준으로 배분하는 방식으로 전국별 비례대표제도와 같이 민심을 반영하는 취지에는 부합한다.

수도권 50%, 경상권 25%, 중부권 15%, 호남권10%의 인구구성비에 따른 의석정수는 수도권 50/75, 경상권 25/75, 중부권 15/75, 호남권10/75이며, 이에 따른 규정 의석수는 300인 기준 수도권 150인(50/300), 경상권 75인(25/300), 중부권 45인(15/300), 호남권 30인(10/300)이며, 의석배분은 지역구 당선자수를 제외한 잔여인수를 정당명부 득표율을 대비하여 배분하는 방식일 때 45석인 중부권의 경우 지역구가 35석이고 비례대표가 10석일 때 비례대표 1석은 정당명부투표에서 10%를 득표하여야 한다.

소수정당이 주장하는 민심반영에 의한 의석수 배분과는 거리가 멀다할 것이다.

▲지역구 조정

인구하한선과 상한선으로 지역구를 조정한 한국형 게리멘더링은 승자원칙(동률시 연령순)으로 1명을 선출하는 시군구는 54개, 2명 이상을 선출하는 시‧구는 68개, 1명을 선출하면서 2개 이상인 시군구가 46개로 편성되어 있다. (브레이크 뉴스. 연동형비례대표 한국정치에 접목 가능할까? 칼럼 참조)

253개 지역구를 225개 지역으로 조정할 때 28개 지역을 다른 지역구에 편입하여야 하며 이 경우 현행 4개 시군이 하나의 선거구인 11개가 더욱 늘어나게 될 것으로 통굴리기로 비유되는 예산확보 문제로 국회의원이 없는 시군의 예산확보에 빨간불이 가중될 것이며 줄어드는 28명에 대한 의원을 구제함에 있어 지역 토호를 보호하기 위한 석패율 제도까지 쟁점이 될 것이다.

더구나 공천에 목을 거는 정치인들의 철새정치가 심화될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지역 225, 비례 75로 자그마한 산의 중턱에 올랐다.

하지만 전국별이냐 광역별이냐의 합의, 광역의 조정에 관한 합의를 거쳐 산을 넘었다 하더라도 지역구 조정을 위한 선거법 개정을 포함한 큰 강을 건너기에는 힘이 부칠 것이다.

강을 건널 배를 준비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 사람이 밧줄을 메고 헤엄쳐 건너가 줄을 메고 다른 사람이 옷을 적셔가며 줄을 잡고 건널 수는 있겠지만 힘을 소진한 사람들이 비례대표 추천과 28명의 지역의원 구출에 관한 문제를 풀어야 하는 너무나 큰 산을 넘기에는 역부족이라 할 것이다.

한강물에 빠지면 물이 오염된다는 치욕을 받고 있는 것이 국회의원이다.

매일 쌈박질하는 국회, 막말이 정치인줄 착각하는 국회, 함부로 말을 내지르기만 하는 국회, 나 몰라라 하는 국회의 패러다임이 국민의 봉사자로써 힘들게 고생한다는 국회의원으로 인식이 바꾸어 질 때 국민은 국회의원 수와 세비도 늘려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

민심을 의석수에 반영하고 정수 늘리기에서 시작한 선거제도개혁이지만 작은 산을 넘어 강을 건너 큰 산을 넘어야하는 상황에서 작은 산도 넘지 못하는 현실에서 알갱이 없이 껍데기만 가지고 혈세를 낭비하지 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