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율형사립고등학교 폐지 문제로 우리 교육이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자사고는 우리 고교 교육의 민낯이다.

9일 서울지역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가 나왔다. 13개 평가 대상 학교 중에 8곳이 무더기로 재지정에서 탈락했다. 대부분이 5년전에도 재지정 취소나 유예를 받았던 학교들이었다.

평가 대상 13개 학교 가운데 자사고 재지정이 취소된 학교는 경희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이대부고, 중앙고, 한대부고 등 8곳이다. 모두 재지정 기준 점수인 70점에 미달했다. 다양한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자사고 설립 취지와 달리 입시 위주의 교육에 치우친 점이 주요 감점 이유였다.

자사고가 본래 취재에서 벗어나 입시 학원이 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자사고는 국어 영어 수학 위주로 수업을 하고 있는 것이 현재 실정이다.

교육부 고시가 개정돼 규제를 받기 전인 2015년까지 자사고는 국영수 과목만 평균 55%, 최대 67%까지 편성한 것으로 집계된다.

한 연구 논문을 보면 조사대상 자사고 학생의 43%, 학부모 중 37%가 학교의 실제 교육 중점을 학업 성취도 제고라고 꼽았다. 자사고에 진학하는 이유도 첫번째가 우수한 학생들과 공부 두번째는 높은 수능성적 획득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교육시민단체들은 이런 점을 들며 자사고 폐지 목소리를 높여왔고, 진보 교육감들도 올해 이 부분을 엄격히 평가했다.

전국 42개 자사고 중에 올해 24곳이 평가를 받았고 내년에는 16개 자사고가 평가를 받는다. 전국 서른 개 외국어 고등학교와 국제고등학교 여섯 곳도 내년에 평가 대상이다.

문제의 자사고는 2010년 이명박 정부 당시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 환경을 제공할 목적으로 추진되었다. 자사고로 지정된 학교에서는 교육과정을 결정하거나, 수업 일수 조정, 무학년제 운영 등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