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발표하는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한국 정부가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고 종료한다고 최종 발표했다.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 간 안보 환경에 변화가 생겨 더 이상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기 어려워졌다고 이유를 밝혔다. 일본 정부는 당혹감을 드러냈다.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정부는 한일 간 ‘군사비밀정보의 보호에 관한 협정’을 종료하기로 결정했으며, 협정 근거에 따라 연장 통보 시한(8월 24일) 내에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 정부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일본 정부가 지난 2일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한일 간 신뢰 훼손으로 안보상 문제가 발생했다는 이유를 들어 ‘수출무역관리령 별표 제3의 국가군’(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함으로써 양국 간 안보협력 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한 것으로 평가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체결한 협정을 지속시키는 것이 우리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의 거듭된 대화 노력에도 일본의 태도 변화가 없다는 점이 이번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의 노력을 일본이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베이징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회담, 그리고 그 이전 문재인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도 일본이 공식적인 반응이 없었다는 점을 부각했다.

2016년 11월 체결된 지소미아는 북한 핵·미사일 정보 등 1급 비밀을 제외한 모든 정보를 공유할 수 있으며 유효기간은 1년이다. 기한 만료 90일 전 어느 쪽이라도 먼저 종료 의사를 통보하면 연장되지 않으며 올해 기한은 8월 24일이다.

미국은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우리(미국)는 한국이 정보공유 합의에 대해 내린 결정을 보게 돼 실망했다”고 말했으며, 미 국방부도 대변인 논평을 통해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비롯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 미 행정부 고위급들은 일관되게 지소미아 연장 입장을 밝혀왔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이날 담화를 내고 “한국 정부가 협정의 종료를 결정한 것은 지역의 안전보장 환경을 완전히 오판한 대응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극히 유감이다”라고 강력하게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