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한에게 만나서 협상하자고 제안했다.

16일 비건 대표는 북한을 향해 공개적으로 만나자고 밝혔다.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비건 대표는 "오늘 여기서 저는 북한에 있는 저의 협상 상대에게 직접적으로 말하겠습니다. 우리는 여기에 있고 당신들은 우리와 어떻게 접촉해야 할지를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은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는 건데, 만남을 제안하면서 동시에 경고 메시지도 전했다.

비건 대표의 메시지는 크게 두 가지이다. 우선은 만나서 협상하자는 것이다. 미국과 북한은 더 나은 길을 선택할 능력이 있는데, 미국 혼자서는 할 수 없으니 대화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또 북한이 조만간 도발한다면, 한반도 평화를 달성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도발 자제를 촉구하는 경고 메시지도 보냈다. 북한이 언급한 성탄절 선물을 의식한 듯 성탄절은 평화의 시작이 돼야 한다는 말도 했다.

현재로선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관측이 우세하다. 북한은 그동안 비핵화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대북 적대정책 철회를 요구해왔는데, 비건 대표의 회견에서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또 미국의 협상 시한은 정해져 있지 않다며, 북한이 강조하는 연말 시한도 부정했다.

미국이 시간 끌기를 한다고 북한이 비판해온 부분이다. 비건 대표의 한국 체류 일정이 남아 있기 때문에 북한이 태도를 바꾼다면 극적 만남도 성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비건 대표를 30분간 접견했다. 청와대는 접견에서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는 점에 대해 인식을 공유했고,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화와 협상밖에 없다는 취지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