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예의지국' 국민은 좀 달라야 하는가 봅니다.

상대방이 욕을 해도 웃어 넘기기.

거짓말로 나를 모함해도 못 들은 척 하기.

한 뺨을 때리면 다른 뺨 내밀기 등등..

 

이런 일들을 어렵더라도 실천해야 대한민국 우수 국민인가 했더니 고난도 과정이 등장했습니다.

엊그제는 참으로 놀부가 찾아 와도 기함할 일이 생겼더군요.

누군가 나를 가리켜 욕을 하며 모함합니다.

그런데 그 모함에 대한 증명을 하고 욕을 안 들어야 하는 이유를 내가 설명하라는 겁니다.

 

그런 '듣보잡' 주장을 한 이는 대한민국 최우수 국민 중 한 사람입니다.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인 권영세 씨가 방송을 통해 공개적으로 말했습니다.

권영세 씨는 한나라당 시절 영등포구 전 국회의원이었습니다.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신경민 의원에게 패했으나 박근혜 후보가 캠프 요직으로 발탁했으니 친박은 확실합니다. 

 

그는 "우리가 알기로는 안 후보측이 여론조사기관에 돈을 많이 풀었다"며

"여론조사 기관에 미들급으로 많이 작업한 모양"이라는 둥

출처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비아냥거리기도 했습니다.

권영세 실장의 말은 마치 안철수 후보가 불법적으로 돈을 풀어 여론조작을 한 것처럼 들립니다. 

 

게다가 '털건배'로 전 국민에게 우세를 탄 사실을 아는 지 모르는 지, 염치라고는 자갈치시장에 팔아버린 것인지, 새누리 정우택 최고위원까지 거들고 나왔습니다.

정 위원은 "권영세는 근거 없이 헛소리할 사람이 아니다"면서, "그런 의혹이 있기 때문에 일단 얘기"했으니 "아니라는 것을 상대 측에서 분명히 제시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새누리당 정우택(왼쪽) 최고위원은 권영세 실장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며 권 실장의 의혹 제기가 근거 없는 말이 아니라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안철수 후보 측이 법적 대응을 결정하자 새누리당 반응은 '역시나' 였습니다.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인 권영세 실장은 즉시 안 후보를 비판했습니다.

"(안 후보가)새로움은 없고 과거에 봐 왔던 모습만 되풀이 되고 있다"며 안 후보의 대선 슬로건까지 함께 씹는 신공을 보여줬습니다. 

 

과거에 봐 왔던 모습이란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쭉 해오던 일입니다.

한나라당이 "차떼기당"으로 불리웠던 기억을 잊어버리고 마치 자신들의 일이 아닌 것처럼 말하는 것입니다.

 

권영세, 정우택이 주장한 요점은 3가지입니다.

-안철수가 돈을 풀어 여론조작을 했다.

-그런 짓을 저질렀다고 들은 게 있으니 안 했다는 증거는 안철수가 제시해라.

-우리의 의혹 제기를 고발하다니 구태정치인이다. 

 

▲ 안 후보는 새누리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대선기간 접어들어 처음으로 법적 대응했다.

 

참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지경입니다.

이런 경우를 두고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보냈다고 하는 겁니다.

일단 국민들 귀에 들어가게 '질러놓고 보기', '아니면 말고 오리발 내기'식 행태야 말로 전형적인 네거티브요, 마타도어입니다.

 

그간 안철수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놓고 새누리당이 제기한 네거티브 공세가 모두 이랬습니다.

룸살롱, 술집마담, 목동 음대녀, 다운계약서 등등 안 후보에게 제기된 의혹들과 문 후보와 전혀 관련도 없는 '부산저축은행 수임 의혹' 등이 전형적인 네거티브입니다.

이 모든 의혹의 출처는 새누리당이었습니다.

 

근거도 없는 의혹을 제기해 온 국민에게 야권 후보들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선동하는 것.

바로 이게 권영세, 정우택이 노린 것이고 새누리당이 바라던 바입니다. 

새누리당은 그날 아침나절에 '박근혜 자갈치 8천원'을 "전형적인 네거티브 공세"라며 비난을 퍼붓고는 오후엔 180도 표변해 수위 높은 네거티브를 자작해 상대 후보를 비하했습니다.

 

▲ 새누리당 SNS 김철균 팀장은 '박근혜 후보의 자갈치 8천원'을 즉각 네거티브라고 공세를 취했다.

 

무릇 의혹은 제기한 사람이 그 의혹에 대한 증거며 물증을 내놓아야 이치가 맞습니다. 

새누리당 식으로 의혹을 만들자면 끝이 없을 겁니다.

'새누리당이 김성주 회장에게 공동선대위원장 직을 2억원을 주고 팔았다는데 팔지 않았다는 증거를 새누리당이 스스로 제시해야 한다' 등등 무한제작할 수 있습니다.

 

더 극단적인 것도 만들 수 있습니다.

박근령, 지만 남매가 과거 노태우 집권시 탄원서를 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 내용인즉 '언니 박근혜가 남자에게 최면이라도 걸린듯 빠져서 정신을 못차리고 있으니 구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걸 새누리식으로 의혹을 제기하자면 박근혜 후보가 남자관계가 없다는 증거를 스스로 내놓아야 하는 게 됩니다.

박근혜 후보에게 질문합니다.

 

'새롭고 깨끗한 정치'란 게 자신을 향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거짓선동을 해도 너그러이 웃으면서 없는 듯 넘기는 것인지요?

허위사실을 유포하기에 고발하면 구태정치인이 되는 희한한 나라가 대한민국인가요?

그런 나라가 새누리당이 꾸려나갈 미래 한국입니까?

 

아래는 권영세 실장의 의혹 제기에 대한 댓글 반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