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이동통신사업자 간 갈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6월 사용 기한이 끝나는 3G·4G 주파수에 대한 재사용료를 놓고 정부는 5조6000억원을 요구하는 데 비해 이통사는 1조6000억원이면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5조5705억원을 반영하자, 이통사는 재경매 카드는 물론 주파수를 덜 받겠다는 최후의 카드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통사는 정부가 재할당 대가를 과도하게 요구할 경우 통신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주파수 대역을 좁힐 경우 서비스 품질 저하가 예상된다. 어느 경우든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주파수는 한정된 국민의 재산인 만큼 이동통신사들에 최대한 비싼 값에 사용권을 주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통사는 이미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에 발맞추기 위해 5G 인프라 구축에 3년간 26조원에 달하는 비용을 집행하기로 한 상태에서, 또다시 5조원이 넘는 재할당 비용을 요구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또 주파수의 경제적 가치가 기존보다 낮아진 만큼 과거 경매낙찰가를 반영해 대가를 산정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한다. 이통3사는 3일 정부 재할당 대가 산정방향에 대한 공동의견서에서 차라리 재경매를 통해 재할당 대가를 산정하는 게 낫다는 견해까지 내놓았다.

이통사는 정부가 5조6000억원에 달하는 현행 산정 방식을 강행할 경우, 최후의 카드로 주파수 대역폭을 축소하는 방안까지 강구 중이다. 주파수 재할당에 대한 명확한 기준 마련을 통해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소비자에게 피해가 전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