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배민·요기요 인수합병을 조건부로 승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결합을 조건부 승인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최근 공정위는 이런 내용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작성해 두 회사의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보냈다. 요기요를 운영하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합병하는 것을 승인하되 조건을 걸어 놓겠다는 얘기다.

공정위의 심사보고서를 받은 기업은 관련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공정위는 다음달 9일 전원회의를 열어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에서 최대 쟁점은 합병 후 수수료 인상 가능성이었다.

국내 음식 배달 앱 시장에서 배민과 요기요의 점유율은 90%가 넘는다. 두 회사가 한 지붕 아래에 들어가면 배달 수수료 등 서비스 가격이 올라갈 것이란 우려가 나왔던 이유다. 

하지만 업계는 수수료 인상 가능성을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다. 쿠팡이츠 등 신규 사업자가 잇따라 배달 앱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을 공정위가 고려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공정위는 2008년 미국 이베이가 G마켓을 인수하는 것을 조건부로 승인한 적이 있다. 판매 수수료율의 인상을 금지하고, 등록·광고 수수료 인상률을 물가 상승률 이내로 제한하는 게 조건이었다. 당시 국내 오픈마켓 시장에서 두 회사의 점유율은 87%였다. 이후 쿠팡 등 신규 사업자가 나타나면서 두 회사의 시장 지배력은 약해졌다.

지난해 공정위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LG유플러스와 CJ헬로비전의 기업 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3년 동안 케이블TV 수신료의 인상률을 물가 상승률 이내로 제한하는 조건 등이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