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이 해야할 통일운동은 다음과 같은 4가지 분야를 생각할 수 있다.

첫째가 통일교육이다.

국민운동의 형태로 올바른 통일관과 통일정신, 그리고 통일전략 등을 가르치고 배우는 운동을 펼쳐 나가야한다. 현재 왕성한 통일 운동을 펴고 있는 이경희 회장의 ‘통일이답이다국민운동본부’가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둘째는 탈북동포와 재중동포의 한국 정착을 돕고, 이분들과 통일연대를 만드는 운동을 펴나가야 한다.

베를린 장벽붕괴 전에 이미 시작된 동독주민의 대량 탈주는 동독의 급변을 초래했으며 결국 통일로 이어졌다. 분단 시기 서독으로 이주한 동독인은 모두 460만 명에 이르고 대부분은 탈북민과 같은 탈주민이었다. 이 가운데 1989년부터 1990년 3월까지 53만 명이 이른바 ‘대 탈주’를 이뤘다. 한국의 경우 남과 북을 아는 탈북민들이 북한의 변화에 앞장서는 통일 선봉장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것이 한 방법일 수 있다.

셋째는 ‘좋은 나라 만들기’운동과 국민 통합운동이다.

우리 대한민국을 훌륭한 나라, 일등국가로 만드는 운동을 해야 한다.

그래서 현재의 남남분열과 남남갈등을 극복하고 국민통합의 나라로 만들어야한다. 남한을 훌륭하고 좋은 나라, 통합된 사회로 만들어야 남한 주도의 통일달성 명분도, 당위도 그리고 가치도 만들어낼 수 있다.

넷째는 북한 동포를 향한 통일 호소 운동이다.

북한 동포와 엘리트층에게 통일의 당위성과 가치, 의미 등을 간절히 호소해야한다. 그리고 북한의 양심세력에 연대를 호소해야 한다.

민간 통일 운동이 해야 할 첫 번째 사업은 민간 통일 교육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올바른 역사관 교육에서 출발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역사에 대한 자긍심 없이는 애국애족의 마음이 나오지 않는다. 애국애족의 마음이 있어야 북한 동포들에 대한 동포애가 커진다. 그래야 통일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우리 사회의 탈북민에 대한 차별적이고도 비우호적인 행태는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독일과 마찬가지로 한반도의 통일도 북한의 급변과 주민의 대량탈출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시작된 탈북행렬이 이럴 가능성을 말해준다.

그런데 자유를 찾아 남한으로 탈출한 북한 주민들에 차별적이고도 우호적이지 못한 태도를 가지고서는 통일의 기초를 닦을 수가 없다.

탈북 동포들이나 북한 동포들에 대한 동포애를 갖지 못하면 통일에 전혀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잘못하면 反 통일에 기여하게 된다.

그래서 올바른 통일교육의 시작이 중요하다. 통일이 우리 민족과 우리 역사에서 주는 의미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미래를 위해 가지는 의미와 가치도 함께 이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서로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

끝으로 남북간의 민족 동질성회복교육을 해야 한다.

지난 70여 년 간 너무나도 상이한 적대적 체제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언어와 사고, 문화면 등에서 너무나 큰 차이가 생겼고 이 때문에 생긴 남과 북의 이질성을 좁혀 나가 동질성을 회복하는 운동이 필요하고 통일을 위해서는 이 부분이 급선무라고 할 수 있다.

민간 통일 운동이 해야 할 빼놓을 수 없는 일은 대한민국을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드는 운동이다. 그래야 북한 동포들이 꿈에서도 ‘대한민국이야말로 우리의 희망’이라는 생각을 하도록 만들어야 통일이 빨리 올 수 있다.

이것은 사실 이미 열반하신 성철스님이 법정스님으로부터 ‘남북이 통일할 수 있는 길’을 가르쳐 달라는 질문을 받고 해준 답이라고 한다.

한 종교 지도자의 의견이지만 문제의 핵심을 찌른 것이라고 본다.

물론 대한민국을 좋은 나라로 만드는 것은 그자체로서도 크게 가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통일을 염원한다면 더욱 더 좋은 나라를 만드는 일에 노력해야 한다.

좋은 나라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치와 정부도 바뀌어야 하고 제도와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 대대적인 헌신과 혁신이 필요하다. 정당도 이념적으로 무엇이 됐든 통일을 정책의 최우선에 두어야 한다.

헌법적 가치와 이념을 가지고 국민을 정신적으로, 사상적으로 통합해 가려면 ‘헌법 사랑운동’을 전개해야 하는데 물론 현재 우리 사회에는 우리의 헌법적 가치 자체를 부정하는 일부 사람들도 있다.

그들과 국민통합은 사실상 어렵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역사의 정당성 자체를 부정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 동포들이 자다가도 꿈속에서도 그리워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남북이 통일할 수 있는 길이라는 점을 가슴속에 깊이 새기고 좋은 나라 만들기와 통일운동을 국민통합운동으로 승화시키는 일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통일은 남북한 간 가치와 체제의 수렴을 통해서 실현될 수는 없다. 대한민국은 북한주민의 희망이자 대안으로 남아있어야 한다.

류근찬

통일이답이다국민운동본부 상임고문

제17, 18대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