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반성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새해 첫날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꺼내 정치권을 술렁이게 한 민주당 이 대표가 이틀 만에 “당사자의 반성이 중요하다”며 물러난 것은 예상치 못한 거센 반발 여론 때문으로 해석된다.

통합의 정치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당 안팎에서 반대 목소리가 쏟아지자 사면론을 끌고 가는 건 정치적 득보다 실이 훨씬 더 크다고 본 것이다. 여당 대표이자 유력 대권주자가 정치적 승부수로 전직 대통령 사면을 띄웠다가 이틀 만에 거둬들인 모양새가 되면서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3일 민주당 지도부는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해 국민의 공감대와 당사자들의 반성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 대표는 진보진영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고 보수진영의 전직 대통령 사면까지 주도하면서 통합의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해 지지율 반등을 시도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연초 실시된 대선 여론조사 11곳 중에서 단 한 곳에서도 1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이 대표에게 사면론은 선호도가 낮은 대구·경북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릴 카드로 여겨졌을 가능성이 있다. 이 대표의 승부수는 당내 지지자들과 민주당 의원들의 반발만 사고 헛발질로 마무리되는 수순이다.

반면 이재명 경기지사는 기존의 사면 반대 입장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지사 측은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정치적으로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기에 입장을 내지 않을 것” 이라며 “통합과 봉합은 다르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