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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잔 발라동의 모습 |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에 한 여자가 있었다.
1865년 세탁부의 사생아로 태어나 보호받지 못하고 15세에 거리의 여자로 내 몰린 수잔 발라동이다. 5살 때부터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힘들었던 삶을 산 그녀.
15세에 서커스단의 곡예사를 시작한 수잔은 그네에서 떨어져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어 화가인 피에르 퓌비 드 샤반의 집에서 일하게 된다. 그리고 모델로 발탁되어 “희망”, “성스러운 숲” 등의 그림에 등장한다. 하지만 샤반에게 쫒겨 나고 그림에 있어서도 그에게 비웃음만 당한다.
이후 몽마르트 언덕의 술집에서 일하던 수잔은 많은 예술가들의 연인이었다. 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레크 등의 모델이자 연인이기도 했다. 에드가 드가는 친구처럼 지냈으며 작곡가 에릭 샤티는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하기도 했으며 그녀를 위한 곡을 쓰기도 했다. 그의 대표곡중 하나인 “난 널 원해{Ju te veux}”도 수잔 발라동과 사랑에 빠져서 만든 곡이라고 한다.
당시 미술계는 여성화가의 경우 대개 정물화나 풍경화를 그렸고 남성에 비해 대우받지도 못했다. 그런데 수잔은 여성의 누드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것도 여성의 관점에서!
여성의 삶을 그림에 녹여내고자 한 수잔은 생전에 인정받지 못했지만, 자신이 모델이 되어주던 화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화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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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반의 <희망>, 수잔 발라동이 모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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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누아르의 <도시의 무도회> |
한가지 특이한 것은 대부분의 화가들이 그린 그림속 수잔은 로맨틱하고 관능적인 반면에 로트레크의 그림에서는 좀더 현실적인 그녀의 모습과 표정들이 담겨 있다. 18세에 미혼모가 된 수잔 발라동의 고달픈 삶이 느껴지는 얼굴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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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트레크의 <숙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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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트레크의 <세탁부> |
또 선천적 질환으로 152cm의 키를 가진 로트레크는 수잔 발라드를 이해해 주는 친구로써 그리고 연인으로써 수잔 옆에 있던 사람이다. 그들이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였기에 이러한 진솔한 그림이 나온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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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트레크의 모습 |
르누아르의 아내에 의해 쫓겨난 동거 생활 이후, 로트레크는 수잔과 결혼을 꿈꾸었으나 거리의 여자와 귀족과의 결혼은 쉽지 않았던 듯 하다. 이후 수잔은 여러번 결혼하지만 실패를 거듭하다가 세상을 뜬다. 하지만 대신에 모리스 위트릴로라는 화가를 세상에 남기고 간다. 18세에 미혼모의 몸으로 낳은 아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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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잔 발라동과 아들 모리스 |
그리고 이제 그녀는 프랑스 최초의 여류 화가로 다시금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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