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23일 행정고시와 호봉제를 없애고 경찰대를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계급제와 연공서열제는 21세기에 맞지 않다”며 “일 잘하는 정부를 만들기 위한 4대 개혁 과제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4대 개혁 과제는 ▲행정고시 폐지 ▲호봉제 폐지·직무급제 전환 ▲경찰대 폐지 ▲검사 임용 요건을 법조 경력 10년 이상으로 강화 등이다.

정 전 총리는 “5급 행정고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내부 승진과 민간 전문가 채용을 늘리겠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이제 경제력이 없으면 고시 준비가 어려워, 신분 상승의 사다리라는 장점은 사라진 지 오래”라며 “고시 출신 중심의 폐쇄적인 조직문화로 인해 고시 출신 이외에는 고위직 승진 기회가 거의 원천봉쇄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 5급 공채시험인 행정고시를 폐지하는 대신, 7·9급 내부 승진과 민간 전문 경력자 채용으로 고위공직자를 채우겠다는 것이다.

정 전 총리는 공무원의 호봉제를 폐지하고 직무급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처럼 나이를 중심으로 한 연공서열 중심 구조에서는 세대 간 갈등, 개인의 의욕 감퇴, 그리고 경제적 생산성 저하 등을 피할 수 없다”며 “임금과 보상 체계의 변화를 통해 공공부문의 위계적 업무 구조를 개혁하고 조직문화를 혁신적 변화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무관, 서기관, 이사관, 관리관 등 5급 이상에 붙여진 권위주의적인 명칭도 바꾸겠다”며 공무원 직급 명칭도 국민 친화적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정 전 총리는 경찰대학 폐지도 약속했다. 정 전 총리는 “경찰대학 출신이 고위 간부직을 독식하는 등 문제점이 꾸준히 지적되어 왔다”며 “특권을 생산하던 경찰대학을 폐지해, 모든 경찰관에게 공정한 승진의 기회를 부여하고 미래 경찰 행정 수요에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총리는 또 검사임용 요건을 법조경력 10년 이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판사는 2026년부터 10년 이상의 법조경력이 있어야 임용될 수 있는데, 검사 임용도 이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