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천대유(火天大有)’와 ‘천화동인(天火同人)’이라는 단어가 큰 화제가 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의 아파트 개발사업을 담당하여 대박을 터트린 회사의 이름이다.

이 이름은 주역의 64괘에 있는 이름이라고 하는 데 주역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처음 듣는 이름이었고 차제에 이렇게 큰 돈을 벌어들이게 한 이름의 뜻은 알아두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해서 그 뜻을 찾아보았다.

‘화천대유’는 “하늘의 불에 해당하는 태양이 온 천하를 비춰 크게 얻는다”는 뜻이고 ‘천화동인’은 “어두운 밤하늘에 불을 밝히고 동지들과 협력하여 마음먹은 일을 성취하는 운”이라는 뜻 이라고 한다.

당시 인허가권을 갖고 있던 성남시의 이재명 시장이 천하를 얻으려는 야망이 담겨있는 이름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어찌되었든 주역의 이름이 적중하였는지 이 민간의 자산관리회사들은 불과 3억5천만원을 출자해 3년만에 무려 1천배 이상인 4천억원의 이익을 얻었고 앞으로도 2천억원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등 단군 이래 최대의 개발이익을 얻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기념비적인 개발이익을 얻은 사업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러나 공공개발이라고 하면서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복잡한 투자구조를 만들어놓고 시민에게 돌아가야 할 엄청난 이익을 이들이 가로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고 그 파문은 날로 커져만 가고 있다.

당시 시장으로 재직하던 이재명 후보는 민간이 하려던 대장동 개발사업을 공영개발로 방식을 바꾸면서 5천억원 이상의 개발이익을 시민이익으로 환수한 모범적 공익사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주역의 이름을 쓴다고 하더라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듯이 시장의 권력을 이용하여 시민의 이익을 가로챈 현대판 ‘봉이 김선달’ 돈벌이를 가릴 수는 없을 것이다.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의 두 글귀는 모두 하늘과 불을 중시하고 있다. 한자의 ‘불 화(火)’는 활활 타는 불의 모습을 상형문자로 표기한 것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결정적인 사항중 하나가 불의 사용이다. 인간은 불을 사용함으로써 음식을 요리하고 추위를 견딜 수 있었고 어둠을 밝히는 빛으로 활용하면서 인간의 삶을 크게 향상시켜왔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도 불을 둘러싸고 제우스신과 프로메테우스와의 갈등이 묘사된 것은 불의 중요성을 상징하는 것이다.

타오르는 불은 인류를 이롭게 하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자칫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면 작은 불씨라도 큰 화재로 번지면서 인간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

1990년 독일통일의 단초가 된 동독 라이프치히 니콜라이 교회에서 시작된 촛불시위는 결국 국민을 억압하는 공산당 정권을 무너뜨려 독일을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통일하는 계기가 되었다. 불의 선한 영향력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몇 년 전 우리나라에서 발생된 촛불시위는 동독의 라이프치히 촛불시위처럼 북한공산주의 정권의 억압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을 구출하고 자유민주주의를 공고히 하는 통일의 길을 마련한 것이 아니었다.

독일의 촛불은 국민의 자유를 신장한 통일로 이어졌지만 우리의 촛불은 동독의 촛불과는 달리 북한주민을 구출하기는커녕 우리 국민의 자유가 크게 억압당하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졌다. 불의 효험이 망가진 것이다.

그럼에도 촛불시위로 권력을 쟁취하고서는 불의 효험을 망가뜨린 정권을 이어받으려고 하는 자가 주역의 힘을 빌어 또 다시 불로 천하를 얻겠다고 한 것이 하늘의 뜻에 맞는지 의문이다.

결국 ‘대장동 개발 비리의혹’이라는 큰 화재로 번지게 된 것은 아닌가 한다. 인간은 프로메테우스 덕분에 불을 얻었지만 반대급부로 ‘판도라의 상자’라는 재앙을 받았다.

아무리 하늘의 불인 태양과 어두운 밤하늘을 밝게 비추는 불의 도움을 받아 천하를 얻겠다고 하더라도 하늘의 뜻에 따라 정정당당하게 행동하지 않고 개인의 욕심만을 추구한다면 불은 오히려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교훈이다. 촛불의 위력을 등에 업고 권력을 남용한 검사들, 무죄 판결에 협조하였던 대법원 판사 등 돈과 권력을 탐하는 자들이 얽혀있는 부패먹이 사슬을 구축하여 권력을 차지하려고 했던 일들이 ‘하늘의 불’로 심판받게 된 것은 진정 '하늘의 뜻'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