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변희수 전 하사의 전역 처분이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이 성전환 수술을 받은 고 변 전 하사에 대해 심신장애로 판단해 전역 처분한 군의 조처는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변 전 하사가 성전환 수술을 받아 명백히 여성이었던 만큼 남성으로 간주하고 장애가 있다고 보는 것은 잘못됐다고 봤다. 성전환 장병 복무와 관련한 국내 첫 판례이다.

2019년 11월, 변 전 하사는 휴가 중에 성전환 수술을 받고 여군 복무를 희망했다. 하지만 두 달 뒤 육군은 심신장애 3급으로 판정해 변 하사에게 강제 전역 처분을 내렸다. 이후 변 전 하사는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전역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첫 변론 전인 올해 3월 자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대전지법 행정2부는 변 전 하사가 제기한 전역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쟁점이었던 변 전 하사의 심신장애 여부에 대해 육군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봤다.

성전환 수술로 성별 전환이 허용되는 상황에서 변 전 하사가 수술 직후 법원에 여성으로 성별 정정 신청을 하고 이를 군에 보고한 만큼, 육군이 남성을 기준으로 변 전 하사의 상태를 판단해 전역 처분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또 유족의 원고 자격 승계도 문제없다고 봤다. 군인의 지위는 상속 대상이 아니지만, 전역 처분 취소에 따라 회복될 수 있는 급여지급권은 상속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1심 판결에 대해 육군은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 등 조치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