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첫 연두교서(국정연설)를 발표했다. 연두교서는 미국대통령이 매년 1월 의회에 제출하는 새해시정방침이다.

지난번 연두교서의 핵심은 강한 미국의 재건과 안전한 미국민 보호를 강조하는 미국 우선주의로 요약된다. 북한과 관련해 언급된 연두교서 내용은 두 가지 정도이다. 하나는 북한정권처럼 국민을 잔인하게 압제하는 독재정권은 없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의 심각한 인권문제를 지적한 것이고 두번째는 북한의 무모한 핵미사일 무기개발이 조만간 미본토를 위협할 수 있다면서 전임 행정부들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북한에 대해 최고의 압박정책을 펼 것임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인권억압 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하면서 북한 정권을 도덕적 차원에서 최악의 독재정권이라고 비판하는 동시에, 미국의 안전을 위해 대북 비핵화 관철이 요지부동의 확고한 정책목표임을 분명하게 밝혔다. 향후 미국의 한반도 대북정책은 치열하게 강화될 전망임이 읽히는 대목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트럼프대통령의 방한 때 충실한 한미동맹관계의 유지를 희망했던 국회연설과도 일맥상통한다. 북핵 매파로 알려진 빅터차의 주한 미국 대사 내정 철회는 트럼프행정부의 한층 더 강력한 전 방위 대북 압박과 제재 가능성을 암시하는 징조일 수도 있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문제를 포함해 평창올림픽 이후 한반도 안보 환경은 예상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다.

또한 한반도를 속국화 하려는 중국몽(中國夢) 변수를 고려한다면 갈등 또는 엇박자 보다 한미 간 긴밀한 대북제재 공조 및 확고한 군사억지 태세만이 간신히 복원된 남북대화채널유지의 중요한 전제임을 유념해야 한다.

한반도를 속국화 하려는 중국몽(中國夢)?

우리가 통일을 못하면 북한의 중국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북한이 중국의 변방 속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이다.

그게 중국의 꿈, 즉 중국몽이다. 속국화에 대한 방식은 다양하지만 그 내용은 북에 대한 중국의 간접 통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한반도는 분단이 고착화되고 3.8선은 이제 휴전선이 아니라 국경선이 될 것이다.

나진, 선봉에서 혹은 청진에서 중국 상선이 출발해 동해안을 지나 상해나 발해만으로 들어가면 남한은 중국의 내해(內海)에 떠있는 섬과 같은 존재가 된다. 그리고 그 중국 상선의 뒤를 중국군함이 보호하며 같은 길을 항해한다면 일본은 당연히 큰 안보위기를 느끼고 빠르게 재무장할 것이다.

그러면 동북아시아는 다시 대륙 세력과 해양세력이 격돌하는 신 냉전의 시대로 돌입할 것이다.

중국은 북한지역에 대한 직간접의 통치에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남한까지 중국화 해 한반도 전체를 태평양 진출의 교두보로 사용하려 할 것인가? 북한을 완충지대에 있는 변방속국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이후 중국은 서서히 남한에 대한 직간접의 영향력 확대를 도모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의 역사는 잘못하면 1894년 청일전쟁이전으로 즉, 중국의 변방속국의 시대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끔찍한 시나리오다.

류근찬

‘통일이 답이다’ 국민운동본부 상임고문

제17대, 18대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