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예나 지금이나 미국의 핵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자위(自慰)수단으로서 핵을 개발한다고 입버릇처럼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아니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지 않고 세계 평화를 위협하지 않는데도, 미국이 북한을 정치·군사적으로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인가. 필자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물론 미국이 천사(天使)의 나라는 아니다. 미국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국익(國益)을 대외정책의 기조로 삼는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미국이 자원에 대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무리하게 이라크 침공을 결정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북한이 도발하지 않는 한, 미국이 북한을 침공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북한에 미국이 탐낼 자원이 있는가? 아니다. 미국은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하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분주한 나라다. 중국이 이웃에 버티고 있다는 사실 역시 미국은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북한이 자위를 위해 핵을 개발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북한은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내부 결속을 다지면서 대한민국을 핵의 볼모로 삼기 위해 핵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 핵이 테러수단으로 변질될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사회에서 북한의 핵관련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이제는 인식을 바꿀 때가 됐다. 핵은 일단 터지고 나면 모든 것을 파멸시킨다. 터지기 전에는 공포라는 이름의 심리전 무기가 된다.

북한은 언제나 입만 열면 온갖 험악한 위협을 일삼고 있다. 이런 상대가 핵 단추에 손을 얹고 우리를 위협하기 시작하면 누가 이를 감당할 것인가. 우리 국민들이 북한 핵에 대해 정확한 인식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북한이 여러 차례의 핵실험 이후 정치권에서는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자체적으로 핵을 개발하자고 주장하는가 하면, 미국의 전략 핵 전술핵을 배치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이는 하책(下策)이다.

우리가 북핵에 대응하여 핵무장을 한다고 해서 북한의 핵전략이 무력화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 핵이 있어도 북한의 핵 심리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핵을 가진다고 하여 우리 국민들이 북의 핵 공갈에 위협을 느끼지 않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상책(上策)은 북핵 개발을 저지해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는 것이다. 정치권이 최후까지 북핵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전략에 몰두하지 않고, 우리도 핵을 보유하자고 나서는 것은 결과적으로 북한의 의도에 말려드는 일일뿐이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의 핵 개발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막아야 한다. 우리 속담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 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북한 핵 보유는 통일을 막고 분단의 장기화를 몰고 올 위험이 대단히 높다. 이는 통일을 열망하는 민족의 염원을 배반하는 일이다. 통일의 길목을 가로막고 나설지도 모르는 북핵이라는 장애물을 사전에 막는 일은 우리의 신성한 의무일 것이다.

통일이 돼야만 핵문제가 해결된다. 이를 국제적으로 강조함으로써 한반도 통일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조를 이끌어 내야 한다. 이를 위한 몇 가지 우리의 대응전략을 제시해본다.

1. 한반도 비핵화 목표는 불변(不變) 해야 한다.

2. 우리가 주도적으로 북핵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3. 북한 내부정세 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한다.

4. 한·미 동맹 체제를 더욱 공고하게 구축해야한다.

5. 중국과의 신뢰를 키워야한다.

특히 중국은 북한의 바람직한 정세 변화의 열쇠를 쥐고 있다. 현재 북한 무역의 80% 안팎이 중국에 편중되어 있다는 사실도 그 열쇠의 하나이다.

류근찬

‘통일이 답이다’ 국민운동본부 상임고문

제17대, 18대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