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비용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엄청난 가치와 이익이 있다.

통일의 가치―북한 동포의 해방과 한반도의 변방 국가에서 세계 중심국가로의 도약 등―는 다시 강조하지 않겠다. 통일의 이익 중에는 사실 통일 때문에 남과 북이 경제적으로 상호 발전하여 얻는 이익도 있지만, 그동안 분단 때문에 지불하던 분단비용―분단으로 야기된 심리적·군사적·정치적·경제적·외교적 비용―등이 사실은 엄청나다.

6·25의 참화, 그 이후 각종 도발로 인한 남쪽의 피해, 남북 모두의 과도한 군사비 지출,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이산가족의 고통, 분단으로 빚어진 불필요한 외교비용, 탈북자의 고통, 북한 동포들의 기아와 인권유린, 분단에 의한 민족국가로서의 발전 정체 등 사실 분단비용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한반도 분단이 남과 북 주민의 고통뿐 아니라 정상적 정치·경제·사회 그리고 국제 관계의 발전에 준 부정적 부(負)의 영향은 계량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한두 가지 예를 들어 보자. 대표적 분단비용의 하나가 과도한 군사비이다. 한국의 군사비는 2010년 295억 달러로 세계11위이다. 한국 GDP의 3퍼센트를 넘는 금액이다. 극심한 빈곤을 겪고 있는 북한에서도 극심한 빈곤 중에서도 2010년 약 59억 달러의 군사비를 지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모든 것이 분단비용이다.

분단비용은 통일이 되면 당연히 크게 줄고, 줄어든 만큼 통일이익이 된다.

또 하나의 대표적 분단비용이 평화의 위협이다. 6·25 이후 수많은 도발과 대남 침투가 있었고 많은 귀중한 생명을 잃었다. 몇 해 전 있었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으로도 우리 국민이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잃었다.

더구나 지금 북한은 핵개발에 성공하고 앞으로 실전 배치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러한 북한의 안보적 평화위협 때문에 남한국민이 겪을 정신적·심리적 고통과 비용은 계산하기 어려울 것이다.

통일은 분단비용의 감소뿐 아니라 엄청난 통일이익도 가져온다.

우선 북한의 지하자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북한에 300여종의 지하광물이 있고 단시일 내에 상업화가 가능한 유용광물만 140여 종이라고 한다. 마그네사이트는 매장량이 30~40억 톤으로 세계 1위이다. 지금 남한에는 매장량이 없어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북한의 철광석 매장량도 20~40억 톤으로 남한 매장량의 100~200배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 무연탄, 아연, 석회석, 갈탄 등의 매장량도 모두 세계 10위 안에 든다.

통계청은 2008년 기준으로 북한의 지하자원의 잠재적 시장가치가 약 7,000조 원 정도가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하자원 가치만으로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나온 통일비용 연구 중 가장 높게 추산된 통일비용(피터 벡(Peter Beck)의 2~5조 달러)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이다.

다음은 북한의 인구이다. 북한 인구는 약 2,500만 명이다. 남한은 지금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좀 더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이민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그런데 북한의 인구는 아직 젊은 인구의 비중이 높다.

그리고 학력수준은 개도국으로서는 예외적으로 고학력이다. 북한의 인구는 새로운 노동력을 제공하여 통일한반도의 성장 잠재력을 크게 올릴 것이다.

인간은 손은 둘이나 입은 하나이다. 올바른 제도와 유인(誘因)만 제공되면 인간은 자신이 소비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창조하고 생산할 수 있다.

특히 오늘날의 과학과 기술 수준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오직 우리 북한 동포들만 그들의 잠재적 생산력, 잠재적 창조성을 전혀 발현하지 못하여 낮은 소득과 빈곤 속에 방치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 자체가 대단히 비극적이다. 통일을 통해 북한 동포들의 창조성과 생산성을 해방시켜야 한다. 그래서 그들의 소득수준과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그렇게 되면 북한은 새로운 거대한 소비시장으로 등장할 것이다. 그래서 통일경제는 큰 규모의 이익 실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결국 상의상보하면서 남과 북의 경제는 동반 비상의 길을 가게 된다.

위에서 본 여러 분단비용들은 우리가 통일을 하면 더 이상 지불하지 않게 될 비용들이다. 분단비용의 소멸 자체가 너무나 큰 통일의 이익이 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통일비용을 논할 때 그리고 통일부담론을 주장할 때 바로 이러한 분단비용에 대한 고려나 더 나아가 통일이익에 대한 고려는 거의 없다. 그래서 우리 사회에 통일부담론을 과도하게 확산시키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끝으로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통일비용은 일정 기간 발생하고 끝나지만 통일이익은 통일한반도가 존재하는 한 영구히 발생할 것이라는 점이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우리 사회는 쉽게 잊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는 분단비용의 소멸과 통일이익의 측면을 보지 않고 오로지 통일비용의 측면만을 과도하게 강조―더구나 통일비용의 가변성과 투자성도 보지 않고―하는 주장은 더 이상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잘못하면 국민을 크게 오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류 근 찬

‘통일이 답이다’ 국민운동본부 상임고문

제 17대, 18대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