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 우락 재선거 (天下 憂樂 在選擧).

200년 전 조선 순조시대의 실학자 최한기의 “세상의 근심과 즐거움은 선거에 달려있다”고 한 말이다. 작금의 선거는 기왕이면 부모형제와 가족이 우선이고 친척이 우선이고 동성이 우선되는 혈연선거로 전락되어있고, 기왕이면 같은 학교의 선후배로 우선되는 학연선거로 연결되어있고, 기왕이면 결혼식에 축의금을 보내거나 상가에 부조금을 보낸 사람이 우선이고, 그래도 자주 만난 사람으로 커피라도 한잔 산 사람이 우선되는 지연선거가 상식화된 선거이다.

공천만 받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지하는 정당선거. 돈 없이는 할 수 없는 금권선거로 고착화된 선거. 혈연, 학연, 지연, 정당, 금력이라는 5대요소로 정착된 대한민국 선거판에서 부산시 기장군 선관위가 도로 옆에 세워놓은 天下 憂樂 在選擧 표석이 필자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어 놓았다.

“국민의 근심과 즐거움은 바른 선거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고로, 선거는 국민의 행복과 즐거움을 주는 정치인을 바로 보고 선거를 하세요”라는 소리로 들린다.

필자도 다섯가지 중 하나 정도는 해당되기에 너무 부끄러운 마음을 가눌 길 없다.

비록 서울의 8,300,000분의 1 이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투표해 보자고 다짐한다,

첫째, 정당이라고 하면서 무조건이란 생각부터 버리자.

둘째, 후보의 스펙이 비슷할 경우, 일단 돈 없는 후보가 나을 것 같다. 왜냐하면 그만큼 도적질을 하지 않았을 것 같으니까 말이다.

셋째, 후보의 반려자와 자녀, 그리고 부모를 보고 형제를 보자.

넷째, 인의예지를 갖춘 후보를 보자로 마음을 먹었다.

70이 다 되가는 나이에 선거를 보는 눈에서 쬐끔 철이 든 것 같다.

그러다 보니 , “문재인 대통령과 양승조 국회의원”이란 칼럼이 생각난다.

【그들은 참을 인(仁)이 무조건 참는 것이 아닌 따뜻한 마음으로 화합하고 인자한 마음으로 이웃을 사랑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옳을 의(義)는 무조건 옳아야 된다는 것이 아닌 자신을 제어하고 결단을 통해 상대에 맞추어 설득하고 마음을 나누는 것으로 해석하고, 예도 예(禮)는 무조건 공경이 아닌 인간에게 공손하고 마디마디 잡아주는 것으로 해석한다. 지혜 지(智)는 똑똑한 머리가 아닌 옳고 그름을 기리고 구별하고 나누는 것이라 해석하는 사람들】

【목표는 태어나, 자라고, 수확하고. 저장하는 인간 본연의 자세에 힘쓰는 사람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사람들】

【불쌍한 사람을 위하여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사람.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 할 줄 아는 사람. 윗사람을 공경할 줄 아는 사람.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아는 사람. 나보다는 남을 더 아끼는 사람임을 인정했던 친구 문재인, 그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을 보면 사안에 따라 목소리가 다르고, 톤이 다르고, 언맥이 다르고, 자구가 다르다. 인의예지의 본질을 모르고는 절대 나올 수 없다.】고 한 것처럼 인의예지를 알고 실천하는 사람을 선택하고자 다짐하고 있다.

혈연, 학연, 지연, 정당, 돈보다는 나와 나의 자녀와 나의 후손이 행복한 삶을 영위케하기 위하여라고.

그러나 작금의 선거는 진정한 보수와 진정한 진보는 허물어져 버렸고 권력과 탐욕에 혈안이 되어 혈연, 학연, 지연, 금전, 정당의 원칙에 충실하고 골통보수와 빨갱이라는 이름의 이데올로기에 빠져있고 우리가 남이냐 하며 경상과 호남, 동서로 양분되어 이전투구 선거로 전락해 버렸으며 공천이란 이름으로 각 당에서 한명씩 차출하여 흑백의 선택을 강요하는 풍토가 정착되어 버린 지 오래이다.

천하 우락 재선거라는 유권자 선택의 폭은 정당의 공천이라는 괴물 앞에 포기 당할 수밖에 없어져 버렸고 유권자의 의사는 철저히 배제되어 버렸다. 남은 것은 오직, 쪽수와 권력의 탐욕을 중시하는 정당만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정당의 쪽수와 권력의 탐욕은 인간성마저 타락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지난 10년의 악정으로 폐허가 된 자한당의 대표가 차떼기로 위기에 몰렸을 때 천막당사라는 카드로 국민에게 속죄하면서 반전에 성공한 전례를 외면하고, 돼지의 눈으로 보면 돼지만 보이고 부처의 눈으로 보면 부처만 보인다는 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의'(豕眼見惟豕,佛眼見惟佛矣)의 앞 부분의 행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여야를 떠나, 보수, 진보국민을 떠나 8-90%의 국민이 선호하는 남북평화를 극악하게 표현하고 자당의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호된 질책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자기 가족은 거리에 나앉게 생겼는데 이웃집 강도만 보살핀다. 그것은 가장이 아니다"라고 하고, "내 국민을 힘들게 하고, 중산층과 서민을 궁지에 내몰면서 어떻게 북한 경제를 살리겠다는 주장을 할 수 있나"라면서 인간의 타락의 극치를 보이는 것은 쪽수와 권력의 탐욕을 중시하는 정당으로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요즘 와서는 극히 일부 잔박(잔류 친박근혜)들도 남북평화만큼은 동조하고 있다”는 말에. “정치하기 힘들다"며 "옆 사람이 장에 간다고 거름을 지고 장에 따라가는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정치의 금도까지 벗어나고 있다.

작금의 선거풍토를 천하 우락 재선거(天下 憂樂 在選擧)에 익숙하지 않은 유권자의 책임으로 돌려야 되는 것일까?

【불쌍한 사람을 위하여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사람.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 할 줄 아는 사람. 윗사람을 공경할 줄 아는 사람.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아는 사람. 나보다는 남을 더 아끼는 사람】을 선택하는 현명한 유권자가 많은 사회. 노인을 공경하고 존경과 겸손함을 아는 사람이 많은 사회. 구민의 행복을 위하는 후보를 선택할 줄 아는 사회. 개인의 이익보다 이웃과 국민의 공익을 우선하는 후보를 선택하는 사회.

천하우락재선거(天下 憂樂 在選擧)를 교훈삼아 우리만 보지 말고 우리의 자녀와 우리 후손의 행복을 우선하는 선거풍토가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