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통일정책에서 견지해 온 일관된 기조는 첫째, 민주적 절차에 의한 평화적 통일. 둘째, 민족 구성원 모두의 자유와 인권 및 우리민족의 번영이 보장되는 통일이다. 우리의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 '화해협력 단계'와 ‘남북연합 단계’를 거쳐 궁극적으로 ‘1민족 1국가 1체제 1정부’의 통일국가를 완성해 나간다는 점진적·단계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우리의 통일방안은 평화통일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원칙은 경제성장과 함께 더욱 공고화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 때 이승만 정부가 북진통일을 추구하였으나 그것은 단지 정치적·외교적 구호였을 뿐이다. 우리의 통일정책에서 견지해 온 일관된 기조는 첫째, 민주적 절차에 의한 평화적 통일. 둘째, 민족 구성원 모두의 자유와 인권 및 민족의 번영이 보장되는 통일이다. 그런데 통일에 대한 인식은 당위론적 차원에서 점차적으로 현실적 차원으로 변화되어 왔다. 즉 무조건적 통일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통일여건을 고려하여 남북한이 평화롭게 통일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게 되었다.

우리의 통일기조는 민주적 평화통일과 민족의 번영

이러한 변화는 ‘선(先) 평화·후(後) 통일’의 정책기조를 수립한 1970년대를 분기점으로 북한체제의 존재에 관한 현실 인정 및 대화 상대로의 인정 여부에 기초해서 나타났다. 특히 탈냉전의 국제적 조류 속에서 1989년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새로운 통일정책이 확립되었다. 이후 남과 북은 1991년 새로운 남북관계의 미래를 규정하는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함으로써 남북관계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였다. 현재 한국 정부는 김영삼 대통령이 1994년 8월 15일 제49주년 광복절 대통령 경축사를 통해 기존의 통일방안을 보완·발전시킨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기본적 통일방안으로 지속하고 있다.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 통일을 민족공동체 건설로 이해하고, 통일원칙으로 자주·평화·민주를, 통일과정으로 화해·협력단계 → 남북연합단계 → 통일국가 완성단계로 제시하고 있다. 한국의 통일방안은 자유민주주의를 통일의 기본철학으로 제시하고, 통일의 주체로서 남북한의 민족구성원 모두를 포괄하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남북연합은 완전한 통일의 과도적 단계로서 남북한의 민족적 특수 관계를 염두에 둔 것으로, 국제법적으로는 부분적으로 국가연합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주권국가 간의 관계를 상정하는 국가연합과는 다른 특수성을 지닌다. 따라서 남북연합은 국가의 이중성을 극복하고 궁극적으로 통일헌법에 의해 단일국가를 성취하는 과도단계로 제시되고 있다.

선(先) 평화 후(後) 통일론

분단 초기 대한한국은 UN 감시 하에 남북한 자유총선거를 통해 통일을 이루자는 이른바 남북자유총선거론을 주장했다. 1950년대 이승만 정부가 북진통일론을 주장하기도 했으나, 그것은 실제 통일정책이라기보다는 미국에 대한 외교적 압박과 북한에 대한 경고용이라는 다목적 구호였다. 이후 1960년대 박정희 정부가 통일논의에 앞서 경제적으로 북한을 앞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선 경제건설, 후 통일을 주장했다. 1970년대 들어 남북한의 평화적 관계를 우선적으로 회복하고 그 다음에 통일을 논의하자는 선 평화, 후 통일론이 대두했는데, 이는 과거의 통일정책과 달리 남북한의 평화공존을 당연과제로 설정했다는 점에서 남북관계의 인식 전환을 의미한다. 이후 선 평화 후 통일론은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모태가 되어 우리의 통일방안 기조가 되고 있다.

‘자주·평화·민주’를 원칙으로 하는 민족공동체통일방안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민족공동체통일방안에서는 통일을 추진함에 있어 ‘자주·평화·민주’를 통일의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다. 첫째, ‘자주’의 원칙은 우리 민족 스스로 남북당사자 간의 상호 협의를 통해 통일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평화’의 원칙은 통일이 전쟁 또는 상대방에 대한 전복 등을 통해 이루어지지 않고 오직 평화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셋째, ‘민주’의 원칙은 통일이 민족구성원 모두의 자유와 권리를 바탕으로 민주적 통합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 통일이 하나의 민족공동체를 건설하는 방향에서 점진적·단계적으로 이루어나가야 한다는 기조 하에 통일의 과정을 3단계로 설정하고 있다. 먼저 화해 협력 단계와 남북연합 단계를 거쳐 궁극적으로 ‘1민족 1국가 1체제 1정부’의 통일국가를 완성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통일방안인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구상한 것이 아니라 초당적 협의와 폭넓은 국민적 합의를 통해 여러 고민과 방안을 수렴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민족공동체통일방안 이후 여러 정부가 각각의 통일정책을 펼쳤으나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기조와 원칙은 바뀌지 않고 지속됐다. 결국 우리의 통일정책은 남북이 우선 화해 협력을 통해 상호신뢰를 쌓고 민족공동체를 건설해 나가면서 그것을 바탕으로 정치통합의 기반을 조성해 나가는 방안으로 정리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우리의 통일정책은 북한체제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따라 북한체제에 대한 부인과 인정을 거쳐 지원을 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현재 남북한 간의 경제력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북한체제가 변화의 과도기적 상황에 있기 때문에 한국정부의 통일 주도권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동안 남북한 간 교류협력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북한 핵개발, 북한의 군사적 위협 지속, 북한체제의 변화 미흡 등 때문에 남북관계의 궁극적 발전에 큰 장애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현재 우리 정부는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전제로 통일을 달성하기 위한 기본 방향과 전략을 정책적인 차원에서 지속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 민족공동체 형성을 목표로 북한 핵문제 해결, 북한주민의 삶의 질 개선, 남북한 경제격차 축소, 민족동질성 회복 그리고 우리 민족 모두의 존엄과 자유, 행복한 삶이 보장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류 근 찬

‘통일이 답이다’ 국민운동본부 상임고문

제 17대, 18대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