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피커(Cherry Picker)는 접시에 섞여 담긴 신포도와 체리 중 달콤한 체리만 집어먹는 “얄미운” 이들을 빗댄 표현이다.

 

업계는 이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겉으로는 고객 수가 늘어날지 모르지만 수익성에서는 오히려 마이너스를 주기 때문이다. 하여 어떻게든 뚫으려는 체리피커와 그것을 막으려는 업계의 줄 다리기가 점점 팽팽해지고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체리피커들은 “급여자작”을 좋아한다.

그들은 월급통장 혜택을 위해 스스로 매달 계좌이체까지 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이에, 업계는 전산 상 급여코드로 입금되는 금액만 월급으로 인정하는 시스템 강화로 막아내고 있다.

 

또한 체리피커들은 “순규(순수 신규 고객을 뜻하는 은어)”혜택만 쏙 빼먹고 금융회사를 바꾸는 식의 거래중지의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는 업계도 만만치 않다. 그들은 철새형 신규고객들보다는 충성도가 높은 기존고객들을 늘리는 마케팅으로 전환하고 있다.

 

게다가 이미 이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고전 수법인 “굴비엮기(신용카드 1장의 연회비만 내고 여러 장의 카드 할인 혜택을 누려서 나온 은어)”도 업계는 최대 할인한도 제한, 적립실적 차등화 등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특히 “나누미(결제는 할인카드로, 포인트는 포인트 카드로 적립)” 수법으로 골치를 앓았던 업계는 관련서비스 전면중단이라는 강수를 꺼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업계가 과열경쟁으로 스스로 수익성을 악화시켜놓고는 그 피해를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것은 옳지 않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게다가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점점 더 많은 체리피커들을 쏟아낼 것이다.

 

따라서, 업계도 시각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만약 이들이 카드혜택이 계기가 되어 관계사 은행으로 거래 영역을 넓히면 이들은 회사 전체의 이익으로 갈수 있는 잠재소비자군이다.

 

이에, 단지 체리피커들을 “골칫덩이”로만 보지 말고 “앞으로 충성도가 높은 고객이 될 수 있는 잠재소비자군”으로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