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할로윈(Halloween) 데이를 즐기는 이들이 많아졌다.
아마도 도깨비, 마녀, 처녀귀신 등으로 다양하게 변장을 하고 파티를 즐기는 문화가 우리들을 사로잡은 것 같다.

우리에게도 할로윈 데이가 있었다.
음력 섣달 그믐달 밤에 궁중이나 민가에서 사악한 귀신과 악귀, 묵은해의 잡귀를 몰아내기 위해 베풀었던 의식인 나례(儺禮)다.

나례(儺禮)는 고려 때 중국에서 들어와 조선시대에 궁중과 민가에서 성행했다. 그에 관련된 기록이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 등 400여건이 넘는다고 한다.

문제는 그 폐해가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나례가 역귀를 쫓아낸다는 것은 주례(周禮)에도 실려 있으니 폐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지금 백성들에게 끼치는 폐해를 가지고 말하자면 나래에 소요되는 종이가면 수효가 매우 많아 한 개의 값이 큰 것은 쌀30말이고 작아도 20여말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니, 이것을 모두 합하면 많게는 400여 섬이나 됩니다. 이것은 모두 시민의 고혈에서 나온 것으로.. ” (승정원일기 인조 1년 계해(1623년 천계3) 10월10일(정묘) )

‘일성록’에는 영의정 정존겸(정조때 활동)이 나례 금지를 주청하는 기록도 있다.

대궐에서 거행하는 나례는 현재 더 이상 없다. 다만 섣달 그믐달에 잡귀를 몰아내기 위해 폭죽을 쏘거나 집안 불을 밤새 켜 놓고 잠을 자지 않는 소소한 의식들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머물지 말고 허례허식을 걷어낸 나례를 계승하여 수입품인 할로윈(Halloween) 보다 국산품인 나례(儺禮)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