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대법원은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해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을 개최할 예정이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6월 대체복무제를 두지 않은 병역법 5조1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데 이어 대법원이 기존 판례를 바꿀지 주목된다. 헌재는 병역거부시 일률적으로 형사처벌하는 조항에 대해선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미 하급심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무죄를 선고한 판결이 지난 23일로 100건을 돌파한 상태다. 대법원에 계류 중인 관련 상고심 사건은 200건을 넘어섰다.

대법원은 "병역거부자의 양심실현 자유가 국방의 의무보다 우월하지 않으므로 정당한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8조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도출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반면 징병제 국가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권 인정 여부는 입법자 재량에 속하고, 대체복무제가 도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병역거부자를 처벌하지 않을 경우 혼란이 초래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이번 전원합의체를 통해 대법원은 종전 판결 변경 여부를 최종 판단할 방침이다. 이날 변론엔 양심적 병역거부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건뿐 아니라 하급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사건도 회부돼 치열한 논쟁이 오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