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을 완성시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뉘엿뉘엿 해가 질 무렵, 중국의 뛰어난 화가 장승요는 혼자 피곤한 마음을 다스리려고 조용한 절에 찾아 들어갔어요. 그때, 법당 앞에서 요란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어요. “저리 가라, 비둘기야! 여기는 부처님을 모시는 법당이다. 너희가 있을 곳이 아니라고! 훠어이~ 훠어이~ ”때마침 불공을 드리던 큰스님이 법당에서 나오셨어요. “무슨 일인데 이리 소란스럽게 구는 것이냐? 그것도 법당 앞에서!” “그게 아니라 비둘기가 자꾸 법당 안으로 들어가 부처님께 똥을 싸지 뭡니까······.” 동자승이 말끝을 흐리며 볼멘소리를 했어요. 이것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장승요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어요. “제가 비둘기를 쫓아보겠습니다. 혹시 붓과 물감이 있는지요?” 큰스님과 동자승이 동시에 어리둥절한 눈으로 장승요를 쳐다봤어요. 비둘기를 쫓는다면서 붓과 물감을 찾으니 황당했거든요. 하지만 큰스님은 일단 붓과 물감을 찾아다 주었어요. 장승요는 서슴없이 법당 벽에 매 한 마리를 그리기 시작했어요. “와~ 진짜 살아있는 것 같아요. 이거 그림 맞는 거죠?” 동자승은 호들갑을 떨며 벽에 그린 매 그림을 보고 또 봤어요.

며칠 후, 장승요가 다시 절을 찾았어요. 동자승은 장승요를 보자마자 이제는 비둘기가 얼씬도 하지 않는다며 신 나게 떠들어 댔어요. 큰스님도 장승요의 솜씨를 칭찬하며 한 가지 부탁을 했어요.

“제가 이번에 안락사 주지로 가게 되었습니다. 어려운 부탁인 줄은 압니다만 그곳에 그림을 하나 그려 주셨으면 합니다.”

장승요는 큰스님의 간곡한 부탁에 어쩔 수 없이 안락사로 따라나섰어요. 큰스님은 안락사의 넓은 벽에 용을 그려 달라고 했어요. 장승요는 이번에도 머뭇거림 없이 용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며칠 만에 그림이 완성되자 안락사의 스님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했어요.

“세상에 저 용 좀 봐. 꼭 살아서 꿈틀대는 것 같지 않나?”

“날카로운 발톱 하며 비늘까지 생생하군. 이러다 금방이라도 벽에서 튀어나오겠는걸?”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지 않나? 눈 속에 눈동자가 없어!”

지나가던 사람까지 그림을 보며 술렁이기 시작하자 한 스님이 장승요에게 직접 물었어요. “그림이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닙니까?”

“완성된 것입니다. 다만 눈동자를 그려 넣으면 용이 날아가기 때문에 그리지 않았을 뿐입니다.” 장승요가 너무도 태연하게 말하자 사람들은 피식 웃었어요.

“에이, 농담하지 마십시오. 어찌 그림으로 그려진 용이 살아 움직일 수 있답니까?” “그러게 말이야. 귀찮으니까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는 것 아니요?”

사람들이 믿지 않자 한참을 망설이던 장승요는 다시 붓을 들었어요. 그리고는 용의 눈에 점을 꾹 찍어 눈동자를 완성하였어요.

그 순간, 갑자기 번개가 치고 천둥이 울리더니 그림 속의 용이 꿈틀거리기 시작했어요. 용은 순식간에 벽을 박차고 튀어나와 하늘 높이 날아올랐지요. 사람들은 깜짝 놀라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어요. 잠시 후 정신을 차리고 보니, 벽에는 눈동자를 그리지 않은 용만 그대로 남아 있었어요.

이때부터 ‘화룡점정’은 가장 중요한 부분을 마무리하여 일을 완벽 하게 완성할 때 쓰이는 말이 되었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평양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까지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북특사단장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6일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북한과 미국 간 70년간 적대역사를 청산하고 북·미관계를 개선하면서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일정에 대한 구상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더 이상 의심하기 어려울 만큼 강력한 비핵화 의지 표명이라고 본다.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의 촉진제가 되리라고 기대한다. 남북이 이달 18~20일 평양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것도 의미가 크다. 개최 합의는 이미 이뤄졌고 이번에 일정이 확정된 것이지만 남북관계가 순조롭게 발전하고 있다는 징표로 충분하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세 번째 정상회담이 군사적 긴장 완화 등 신뢰구축을 구체화하도록 남북 모두 큰 틀에서 노력하여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