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8년간 팔지 못하고 입주 후 5년을 직접 들어가서 살아야 한다. 집 없이 새집에 들어갈 권리인 분양권만 갖고 있더라도 청약에서 유주택자로 분류돼 자격 제한을 받는다.

국토부는 13일 발표한 부동산대책에 실수요자 우선청약제도를 강화하기로 하고 이 같은 방안을 발표했다.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 비율에 따라 전매제한 기간과 거주의무 기간을 각각 최장 8년, 5년으로 늘린다.

현재는 그린벨트 해제 비율이나 분양 주체 등에 따라 전매제한 기간을 다르게 적용하고 있으며,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70% 미만이면 전매제한·거주의무 기간이 가장 길다. 택지지구 등 공공택지를 제외한 민간택지에서는 거주의무 기간이 없다.

국토부는 공공분양 주택을 분양받은 사람이 전매제한 기간 내에 예외적으로 전매하는 경우에는 사업 시행자에게 환매하는 것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환매 가격은 최초 공급가격에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을 적용한 금액이다. 청약에서 주택이 아닌 권리인 분양권·입주권 소유자도 무주택자에서 제외한다.

청약 당첨 후 입주 전까지 분양권 상태에서는 아직 주택 취득 전이어서 무주택자로 간주해 왔다. 국토부 관계자는 “20년간 청약 당첨과 전매만 반복하고 주택을 소유하지 않는다면 청약 때 무주택 기간이 20년으로 인정돼 지속해서 청약에 당첨될 수 있는 부조리가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신규택지 조성을 통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은 이날 대책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토부가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며, 지방 주택시장의 침체를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미분양 관리 지역의 요건을 완화하고 공공택지와 공공분양 주택의 사업 시기를 조정해 공급 과잉을 막는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