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동안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다,
큰 뜻을 펼칠 날을 기다리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춘추시대(春秋時代) 초엽 오패(五覇)의 한 사람으로 꼽혔던 초(楚)나라 장왕(莊王:B.C. 613∼ 591)이 즉위(卽位)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있었던 일이다.
어느 날 장왕(莊王)은 신하(臣下)들을 모아 놓고 이렇게 선언(宣言)했다.
“앞으로, 과인(寡人)을 간(諫)하는 자는 사형(死刑)에 처(處)할 것이오.”
그 후 장왕(莊王)은 3년간에 걸쳐 국정(國政)은 돌보지 않은 채 주색(酒色)으로 나날을 보냈다. 이를 보다 못한 충신(忠臣) 오거(伍擧)는 죽음을 각오(覺悟)하고 간언(諫言)할 결심(決心)을 했다. 그러나 차마 직간 할 수가 없어 수수께끼로써 우회적 으로 간하기로 했다. “전하 신이 수수께끼를 하나 내볼까 하나이다.” “어서 내보내시오.”
“언덕 위에 큰 새가 한 마리 있사온데, 이 새는 '3년 동안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사옵니다[三年不飛又不鳴]. 대체 이 새는 무슨 새이겠나이까?” 장왕(莊王)은 서슴없이 대답(對答)했다. “3년이나 날지 않았지만 한번 날면 하늘에 오를 것이오. 또 3년이나 울지 않았지만 한번 울면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것이오. 이제 그대의 뜻을 알았으니 그만 물러가시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났으나 장왕(莊王)의 난행(亂行)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대부(大夫) 소종(蘇從)이 죽음을 각오(覺悟)하고 이전에 나아가 직간(直諫)했다. 그러자 장왕(莊王)은 꾸짖듯이 말했다. “경(卿)은 포고문(布告文)도 못 보았소?” “예, 보았나이다. 하오나 신(臣)은 전하(殿下)께서 국정(國政)에 전념(專念)해 주신다면 죽어도 여한(餘恨)이 없겠나이다.” “알았소. 물러가시오.”
장왕(莊王)은 그날부터 주색(酒色)을 멀리하고 국정(國政)에 전념(專念)했다. 3년동안 장왕(莊王)이 주색(酒色)을 가까이했던 것은 충신(忠臣)과 간신(奸臣)을 선별(選別)하기 위한 사전(事前) 공작(工作)이었다.
장왕(莊王)은 국정(國政)에 임하자마자 간신(奸臣)을 비롯한 부정부패(不正腐敗) 관리(官吏) 등 수백 명에 이르는 반윤리적(反倫理的) 공직자(公職者)를 주살(誅殺)하고 수백명의 충신(忠臣)을 등용(登用)했다. 그리고 오거(伍擧)와 소종(蘇從)에게 정치(政治)를 맡겨 어지러웠던 나라가 바로잡히자 백성들은 장왕(莊王)의 멋진 재기(再起)를 크게 기뻐했다.
반면(半面)에 난세(亂世)에 영웅(英雄)이 나온다는 말도 있듯이, 영웅(英雄)도 때를 잘 만나야 가지고 있는 재능(才能)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18일과 19일 정상회담을 갖고 평양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연내에 서울에 올 것이라고 했다. 남북 정상이 이처럼 자주 만나게 되면 서로에 대한 오해를 줄일 수 있고 한반도 긴장 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육성으로 "한반도를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은 의미가 있다. 지난 10년 동안 남북 관계가 후퇴 되었다. 이러한 시점에서 북한의 최고 책임자가 공개 석상에서 '비핵화'라고 해석될 수 있는 말을 직접 한 것은 처음이다.

역사적인 9월20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민족의 영산’ 백두산 정상에 올라 손을 맞잡았다. 20일 오전 평양을 출발, 8시 20분께 삼지연공항에 도착한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미리 기다리고 있던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와 함께 백두산 장군봉으로 향했다. 자동차로 1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남북정상은 장군봉에서 손을 맞잡아 들어올렸다. 꽉 잡은 두 손은 전날 발표한 9월 평양공동선언의 실천을 다짐하는 듯 했다. 지난 10년 동안 날지도 걷지도 못한 남북 관계를 남북 정상이 꽉 잡은 두 손이 8천만 동포의 초불이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