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잇따른 말실수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강 장관의 국정감사 5·24조치 해제 검토 발언이 한미 양국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형국이다.

앞서 강 장관은 3일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핵무기 리스트 신고 요구를 뒤로 미루고, 영변 핵시설 폐기와 종전선언을 맞바꾸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미 국무부는 완전한 비핵화를 거듭 강조하며 사실상 반박했다.

여권 내에선 오랫동안 강경화 패싱 소리를 들었던 강 장관이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주도하는 북핵 국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려다 사고를 쳤다는 해석이다.

지난해 외교부 장관으로 임명됐을 때부터 제기됐던 자질 문제를 다시 거론하는 목소리도 있다. 강 장관이 유엔에서 고위직으로 오래 근무했지만 외무 관료로서의 경험 부족이 이런 사건으로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한편 민주당 관계자는 “주요 인사에 관료와 정치인 출신을 여전히 중용하는 것은 오랜 조직 경험을 통해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하지 않는 정무적 감각과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능력은 다른 분야 출신들에게선 기대하기 어려운 덕목”이라고 말했다.

세련된 외교적 언어를 구사해야 할 외교관들이 무능함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세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