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사주 일가 비리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검찰은 15일 조양호 회장은 불구속 기소하고 차녀 조현민 씨는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전방위적으로 시작됐던 조 회장 일가 비리 수사가 용두사미가 되는 듯한 분위기이다. 올 들어 조양호 회장 일가는 모두 14차례 포토라인에 섰다. 일가 중 조양호 회장의 혐의가 상대적으로 가장 많았다. 다양한 수법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점이 포착됐다.

면세품 납품 과정에 가족 회사를 끼워 넣어 수수료를 챙기도록 해주고, 세 자녀들의 주식을 계열사가 비싸게 사주도록 지시하는가 하면, 어머니에게 회사 월급을 주고, 집안 묘지 관리까지 회삿돈으로 한 혐의 등이 드러났다.

횡령과 배임, 사기, 해외자산 미신고에 약사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검찰은 불구속 기소를 결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7월 한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추가 확인된 범죄 혐의가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최근 법원의 영장 발부가 한층 엄격해진 분위기도 감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녀 조현민 씨는 사실상 면죄부를 받았다. 특수폭행과 업무방해는 무혐의로, 폭행 혐의는 물리력을 행사한 건 맞지만 피해자들이 원치 않아 처벌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지난 4월부터 본격화된 주요수사는 검찰과 경찰, 이민특수조사대 모두 사실상 마무리됐다. 구속영장은 발부되지 않았다. 관세청의 밀수 혐의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이지만, 재벌 총수 일가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치고는 용두사미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