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올바른 통일관

도대체 우리 한반도 통일은 어떠한 가치와 의미를 가지는 것인가? 다시 한 번 정리해보자.

우리가 통일의 가치와 의미에 대하여 올바른 이해를 가져야 하는 것은 앞으로 모든 국민을 하나의 통일사상과 통일비전으로 묶어나가기 위해서이다. 통일사상과 통일비전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루기 위해서이다.

국민적 합의가 통일이 될 때 새로운 역사의 창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 그러면 통일의 가치는 무엇일까?

첫째, 통일의 가장 큰 가치 중 하나는 북한 동포의 인간 해방이다. 도대체 지금과 같은 과학문명이 발달된 21세기에 기아에 시달린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전 세계에서 자유와 민주가 이렇게 개화하고 있는 시대에 아직도 수령독재 아래 국민의 기본 인권이 저렇게 철저히 억압당하고 유린된다는 것이 과연 말이 되는가? 우리와 피를 나눈 동포들이 당하고 있는 경제적 기아와 정치적 폭압에서 우리 동포들을 해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큰 통일의 가치이고 의미이다. 바꾸어 말하면 북한 동포들이 ‘인간답게 살도록’ 해드리는 것, 즉 북한을 인간적인 사회로 만드는 것, 거기에 통일의 최고의 가치와 의미가 있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방법은 북한 동포들의 자유의 영역 확대에서 출발 한다. 정치적·경제적 자유의 확대에서 시작한다. 인간생명의 본질이 자유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유 없이는 인간다울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통일의 또 하나의 가치는 우리 한반도에 ‘근대적 국민국가( modern nation-state)’를 완성하는 것이 된다. 우리 한민족은 조선조 말 봉건시대가 몰락할 때, 새로운 문명의 근대적 국민국가를 건설하는 일에 실패하였다. 그래서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 1945년 해방된 이후에도 우리는 남북분단으로 인하여 단일의 근대국가 건설이라는 민족 프로젝트가 좌절되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많은 후진국이 근대국가를 건설하면서 민족 발전의 길을 개척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는 분단되어 동족 간 서로 대립하고 싸우느라 하나의 민족으로서의 발전 동력을 제대로 묶어 내지를 못했다.

다행히 남한에서는 지난 70여 년간 근대 국민국가 건설의 민족 프로젝트가 산업화·민주화의 형태로 꾸준히 진행되어 큰 성공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것은 반쪽의 성공에 불과하다. 이제 통일은 근대적 국민국가 건설의 완성을 의미한다. 통일을 통하여 단일의 근대국가 건설에 성공하여 세계를 향하여 마음껏 기량을 발휘 할 수 있는 새로운 통일의 시대를 여는 셈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상이한 체제 속에서 살아온 민족이 단일 의 근대 국민국가 내부에서 민족적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대적 국민으로 하나 되는 과정이 중요하다.

위의 두 가지 가치 또는 의의를 실현시키기 위하여 중요한 것은 분단 상황 속에서도 남과 북이 단일의 민족공동체로서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는 것이다. 민족공동체로서의 단일의식, 연대의식, 귀속의식이 반드시 유지되고, 지속되고, 강화되어야 한다.

이웃 나라들은 한반도의 분단을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과제로 보지 않는다. 극히 비정상적인 상황으로 보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우리가 더욱더 스스로 우리 민족이 하나라는 연대감과 공동체 의식을 지켜 나가야 한다. 분단의 역사가 길어지면서 남과 북의 사회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때로는 서로가 외국인보다도 더 생소하다. 서로가 서로의 말과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도저히 같은 민족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도발적 언동을 보일 때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실망해선 안 된다. 지금 서로 생소하고 이상하게 보이는 것은, 제도와 정책의 책임이지 사람의 책임이 아니다.

우리가 피를 나눈 한 동포요 역사와 문화를 같이하는 한 민족이라는 사실에는 추호의 변화도 없다. 다만 서로 너무나 극단적으로 상이한 체제 와 제도 속에서 60여 년 이상을 살았기 때문에 생기는 생소함과 상이함과 놀라움만 있을 뿐이다. 제도와 정책을 올바로 세우기만 하면 우리가 같은 동포이고 민족임을 확인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일견 서로 달라보여도 우리는 하나의 민족이라는 공동체적 연대와 일체감을 끊임없이 회복하고 지켜나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는 이렇게 외쳐야 한다. “우리 민족은 하나이고 자유이다!”

2. 통일 사상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선 우선 대한민국 안의 다양한 이념과 견해를 묶을 사상과 남과 북의 동포를 하나로 묶을 사상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통일 사상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안의 좌와 우, 청년과 장년세대, 가진 자와 안 가진 자들을 묶을 수 있는 사상이란 무엇일까? 동시에 북한의 동포와 남한의 동포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사상이란 무엇일까?

이러한 통일 사상-남과 남을 그리고 남과 북을 묶을 통일사상-은 3가지 문제에 답해야 한다. 그래서 통일사상은 아래의 3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어떠한 세상을 만들려 하는가에 대하여 답이 있어야 한다. 남과 북 주민 대부분이 동의할 수 있는-아니 인류가 보편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바람직한 세상의 모습에 대한 비전이 있어야 한다.

둘째, 그러한 이상적 세상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 통일 한반도 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어떠한 원리에 기초하여 제도화하고 조직화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 있어야 한다. 즉 이상 사회의 제도화, 조직화 원리가 나와야 한다.

셋째, 그러한 제도와 조직위에 이상적 세상을 건설하며 나갈 때, 구체적 제도와 조직의 운영 원리는 무엇인지 답해야 한다. 통일사상은 이 3가지 물음에 답해야 한다. 바꾸어 말하면 남과 남-남남갈등-그리고 남과 북- 남북대립-을 하나로 묶을 통일사상이라면 이 3가지에 대한 답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우리 민족을 하나로 묶을 수 없기 때문이다. 위의 첫 질문, 즉 “통일한반도는 어떠한 세상을 꿈꾸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세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질문, 즉 홍익인간의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어떠한 사상과 원리에 기초하여 통일 한반도의 정치·경제·사회·문화를 제도화하고 조직화하여 나가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공동체 자유주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세 번째 질문, 즉 “통일 한반도의 제도와 조직의 운영원리는 어떠하여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균형과 조화를 줄인 “균화주의(均和主意)”라고 생각한다. 이 3가지를 합친 것이 우리의 통일사상이 되어야 한고 생각한다.

류 근 찬

‘통일이 답이다’국민운동본부 상임고문

제 17대, 18대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