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이 해야 할 통일운동은 다음과 같은 4가지 분야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가 통일교육이다. 국민운동의 형태로 올바른 통일관과 통일정신 그리고 통일 전략 등을 가르치고 배우는 운동을 펼쳐나가야 한다.

둘째는 탈북동포와 재중동포들과의 연대운동이다.

탈북동포와 재중동포의 한국 정착을 돕고, 이분들과 통일연대를 만드는 운동을 하여야 한다. 남과 북을 아는 이분들이 북한의 변화에 앞장서는 통일 선봉장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셋째는 ‘좋은 나라 만들기’ 운동과 국민통합운동이다. 우리 대한민국을 훌륭한 나라, 선진일등국가로 만드는 운동을 하여야 한다. 그래서 현재의 남남분열과 남남갈등을 극복하고 국민통합의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 남한을 훌륭하고 좋은 나라, 통합된 사회로 만들어야 남한 주도의 통일을 할 명분도, 당위도, 가치도 만들어낼 수 있다.

넷째는 북한 동포를 향한 통일호소운동이다. 북한 동포와 엘리트층에게 통일의 당위성과 가치, 의미 등을 간절히 호소하여야 한다. 북한의 양심 세력에 연대를 호소하여야 한다. 각각 나누어 설명하여 보자.

1. 민간 통일교육

민간 통일운동이 하여야 할 첫 번째 사업은 민간 통일교육에서 출발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선 우선 ①올바른 역사관 교육에서 출발하여야 한다. 대한민국의 역사에 대한 자긍심 없이, 애국과 애족의 마음이 나오지 않는다. 애국과 애족의 마음이 있어야 북한 동포들에 대한 동포애가 커진다.

그래야 통일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대한민국의 역사의 정통성과 정당성 그리고 지난 60여 년간의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과를 전면 부정하고 파괴하는 역사관은 안 된다.

예컨대 대한민국의 역사는 기회주의가 승리한 역사이고 정의가 실패한 역사라든가 하는 식의 주장-사실과 크게 다른 이념적으로 편향된 역사관-을 차세대에 가르쳐서는 안 된다.

이러한 자기부정의 역사관·자학적 역사관은 국가발전에도 선진통일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아니, 잘못하면 반(仮) 통일에 기여하게 된다. 특히, 젊은 차세대들의 나라 사랑, 부모 존중의 마음을 크게 해하기 때문이다. 보다 균형 잡힌 역사관을 가지도록 교육해야 한다.

올바른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균형적 역사관’을 널리 확산시키는 것이 올바른 통일 교육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

다음은 ②‘올바른 통일관’ 교육이 필요하다. 통일이 왜 필요하고 어떠한 역사적 의미와 민족적 가치를 가지는지 확실하게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통일이 우리 민족과 우리 역사에서 주는 의미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미래를 위하여 가자는 의미와 가지도 함께 이해하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서로 가르치고 서로 배워야 한다.

끝으로 ③남과 북 간의 민족 동질성 회복 교육을 해야 한다.

분단으로 언어, 사회와 윤리, 문화와 풍속 등이 많이 달라졌다. 우리는 지난 60여 년간 너무나 상이한 적대적 체제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언어, 사고, 문화 등에서 너무나 큰 차이가 생겼다.

이 차이를 서로 이해하고 줄여나가기 위하여 우선 남한에서부터 적극적인 민족 동질성 회복운동이 필요하다 '북한 바로 알기 운동부터 시작해야 한다.

2. 탈북동포와 재중동포와의 통일연대

민간 통일운동이 하여야 할 두 번째 일은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동포와 재중동포들과의 교류와 협력의 강화ㅡ우선 이들의 남한사회 정착을 적극 도와야 한다ㅡ그리고 그들이 자신들의 통일역량ㅡ남과 북 모두에서 살아본 경험 등ㅡ을 가지고 한반도 통일 과정에 앞장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탈북동포나 재중동포는 한반도 통일의 선봉장이 될 수 있는 역량과 의지를 가진 분들이다. 이분들이 통일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앞장설 수 있도록 민간 통일운동이 나서서 적극 도와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탈북동포나 재중동포들을 통하여 북한에 사는 우리 동포들에게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통일의 꿈과 진정성, 의지와 열정을 전달하는 일이다.

통일 이후의 비전과 희망도 전달해야 한다. 그래서 선진통일이 남과 북 주민 모두의 꿈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탈북동포와 재중동포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

3. ‘좋은 나라 만들기’ 운동과 국민통합운동

민간 통일운동이 하여야 할 세 번째의 일은 대한민국을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드는 운동이다. 대한민국을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 북한 동포들이 꿈속에서도 우리 대한민국을 그리워하게 만들어야 통일이 빨리 온다.

이것은 사실 돌아가신 해인사 성철(性徹) 스님께서 1970년대 중반에 하신 말씀이다. 당시 법정(法頂)스님이 성철스님에게 남북이 통일할 수 있는 길을 가르쳐 달라고 질문을 하니 “내가 무엇을 알아” 하면서 고사하다가, 꼭 가르쳐달라고 간청하니, “북한 동포들이 자다가 꿈속에서도 대한민국을 그리워하도록 만들면 되지 않을까?” 하고 답하신 적이 있다. 한 종교 지도자의 의견이지만 문제의 핵심을 찌른 것이라고 본다.

물론 대한민국을 좋은 나라로 만드는 것은 그것 자체로서도 크게 가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통일을 염원한다면 더욱더 좋은 나라를 만드는 일에 노력하여야 한다.

그러면 좋은 나라를 만들려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정치와 정부도 바꿔야 하고 제도와 정책도 바뀌어야 할지 모른다. 대대적인 환골탈태가 필요하다.

이것이 사실은 대한민국의 선진화이다. 건국과 산업화 그리고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마친 대한민국이 이제 모든 면에서 세계일류국가로 질적(質的) 도약을 하는 선진화가 21세기 이 시대의 화두이다. 이 선진화 개혁을 통하여 대한민국을 선진일류국가로 만드는 일, 그것이 사실은 통일로 가는 길이다.

그래서 우리는 반드시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사화문화 모든 분야를 대대적으로 선진제도로 개혁하는 선진화 개혁을 성공시켜야 한다. 좋은 나라 만들기를 위한 국정 전반의 시스템 개혁, 즉 ‘선진화ㅡ국가개조 개학’을 성공시켜야 한다.

그러나 선진화 개혁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의식개혁이다. 스스로가 새로운 국민 즉 ‘신(新)국민’으로 새로 태어나는 의식개혁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1908년경에 신채호 선생께서 “우리나라의 자주독립을 원하는가? 그러면 국민이 새로워져야 한다. 신국민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셨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우리는 선진통일을 원하는가? 그러면 먼저 국민이 새로워져야 한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신국민, 즉 선진의식을 가진 선진국민과 통일의식을 가진 통일국민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선진통일이 이루어질 수 있다.

민족공동체, 국가공동체를 소중히 하는 자유주의적 국민이 나와야 한다. 공동체를 소중히 하는 자유주의로 무장한 선진통일국민이 되기 위한 대대적인 의식개혁운동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을 좋은 나라로 만들 수 있고 통일의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이와 함께 지금의 남남갈등, 국민 분열을 통합하는 국민운동을 벌여야 한다. 앞에서 우리는 신라의 삼국통일에서도 사상통일의 중요성을 보았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나라에 이념과 사상의 분열과 혼란이 너무 심하다. 그러면 어떻게 국민통합을 할 것 인가? 어떻게 하여야 할까? 쉽지 않다. 그러나 하나의 길은 있다고 본다.

국민통합은 사실 이익 배분이 아니다. 이익을 지역으로, 계층으로 혹은 이념그룹으로 나누어주면 갈등은 일시적으로 완화될지 모르지만 진정한 국민통합은 이룰 수 없다.

국민통합은 마음의 통합이어야 한다. 진정한 국민통합은 이념과 가치의 통합이어야 한다. 국민이 가지고 있는 세계관과 국가관이 통합되어야 한다, 그래서 국민통합을 위해선 모든 국민이 지지할 중심 이념, 중심 가치가 먼저 제시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중심으로 국민의 가치관을 모아가야 한다. 그리고 그 가치관에 기초하여 세계관·국가관·역사관들을 통합시켜나가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마음의 통합이 이루어진다.

그러면 국민을 하나로 모아갈 수 있는 가치관이란 무엇일까?

어떠한 가치관이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절대다수의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공통의 가치관은 대한민국의 헌법 속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와 이념을 중심으로 국민의 세계관·국가관·역사관을 통합하는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헌법 가치와 원칙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사상의 혼란과 주장의 옳고 그름을 하나하나 정리해나가야 한다. 그러면 상당 부분 가치와 사상의 비합리적 대립과 갈등이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적어도 국민의 절대다수는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와 이념에 동의하고 지지하지 않겠는가?

헌법적 가치와 이념을 가지고 국민을 정신적·사상적으로 통합하여 가려면 우선 ‘헌법사랑국민운동’, ‘헌법공부국민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헌법은 국민 사이에 지적·정신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기 이전에 서구에서 가장 우수한 선진헌법을 그대로 도입하였다. 그래서 우리 국민은 훌륭한 헌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아직 헌법적 가치와 이념에 대한 자기확신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헌법사랑국민운동’과 ‘헌법공부국민운동’을 통하여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보수와 좌파도 대한민국 헌법의 가치와 원칙만은 존중하고 소중히 하지 않겠는가? 그러면 이미 대화와 타협의 가치적·이념적 기반은 구축되는 셈이다.

그러면 좌와 우 간의 70퍼센트 이상의 합의는 가능하다. 물론 우리 사회에는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 자체를 부정하는 일부의ㅡ소위 종북주의자 혹은 생적 주사파ㅡ사람들도 있다. 그들과의 국민통합은 사실상 어렵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대한민국의 역사의 정당성 자체를 부정하기 때문이다.

류 근 찬

‘통일이 답이다’국민운동본부 상임고문

제 17대, 18대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