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은 29일 밤과 30일 새벽에 걸쳐 선거제도 개선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했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이하 사개특위)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무기명 투표를 진행한 결과 재적위원 18명 중 자유한국당 의원을 제외한 여야 4당 의원 11명의 찬성으로 패스트트랙 안건을 통과시켰다.

또한 30일 자정 넘어 열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에서도 선거제도 개선안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들은 최소 180일에서 최장 330일 이후에는 본회의에 상정된다. 한국당이 국회 보이콧을 선언한 만큼 추가경정예산 처리를 포함해 국회 파행은 물론 향후 정국 경색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패스트트랙 지정을 반대하며 지난주부터 사개특위 회의실 앞을 점거 농성 중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220호 회의실에서 농성 중 회의실이 변경된 소식을 듣고 문광위 회의실로 달려갔으나 문이 잠겨 한동안 들어가지 못했다.

문이 열린 후에는 이상민 위원장과 특위 위원들에게 강하게 항의를 하며 ‘회의 무효’를 외쳤지만, 재적 위원 18명 중 민주당 8명, 바른미래당 2명, 민주평화당 1명 등 11명이 공수처법 2건과 검경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검찰청법 개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찬성표를 던져 의결정족수(11명)를 넘겼다. 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국회 본청 604호 정무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정개특위는 재적위원 18명 중 한국당(6명)을 제외한 여야 4당 소속 12명이 선거법 개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찬성표를 던져 의결정족수인 5분의 3(11명)을 충족했다.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검경수사권 조정안이 패스트트랙 지정 고비는 넘겼지만, 본회의에 상정되더라도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특히 선거법의 경우는 지역구가 줄어드는 만큼 패스트트랙 지정을 추진한 여야 4당 의원 중에서도 본회의에선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다분히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