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들을 살처분해 임진강이 핏빛으로 변했다.

12일 아프리카돼지열병 돼지 살처분·매몰 작업으로 침출수가 임진강 지천으로 흘러들었다.

경기 연천군 중면 민간인출입통제선 초소 일대에서는 돼지 피비린내가 진동한다. 민통선 안쪽 700m 떨어진 옛 군부대 터에 산더미처럼 쌓아 놓은 살처분 돼지들 때문이다.

연천군에서는 지난달 12일부터 정부 방침에 따라 감염 여부를 불문하고, 지역 내 돼지 18만5000마리 전체를 동시에 사들여 살처분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농식품부·환경부·지자체 합동 점검반을 구성해 ASF 발생 및 인근 101개 매몰지에 대한 일제 점검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고가 난 매몰지에는 아직 2만여 마리의 돼지 사체가 쌓여 있으며 계속해서 작업을 진행해야 매몰처리를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방역 조치가 이번 사태를 불렀다는 비판이다. 방역 당국은 일정표나 실적 위주로 업무를 처리하기보다 좀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역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게다가 사고 지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상수원이 있으니 주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방역 당국과 지자체가 오염된 하천수에 대한 방제 조처를 했다고는 하지만 보기에도 끔찍한 핏물과 돼지 사체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