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상처받은 리더십이 세간의 화제다.

9일 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새로운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무엇보다 반 황교안 표심이 작용했다는 당 안팎의 목소리가 높다.

줄곧 당내 다수파였던 친박근혜계가 고스란히 친황교안계로 이어지지 않고 갈라진 상황을 보여주면서 앞으로 당내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심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의 황 대표 견제 행보가 본격화되면서, 일부 초·재선 의원이 뒷받침하는 황 대표 체제와 충돌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날 심 의원은 한국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거에서 1·2차 투표 끝에 강석호·유기준·김선동 의원을 제치고 당선됐다. 첫 투표에서 39표로 1위를 했지만, 과반에 미달해 결선투표에 들어갔고 2차 투표에서 52표를 얻었다. 정책위의장엔 김재원 의원이 선출됐다.

심 원내대표는 2000년 총선에서 당선된 뒤 내리 5선을 지냈고, 당 최고위원·정책위의장 등 주요 당직을 두루 거쳤다.

이번 선거 결과는 황 대표 독주에 대한 역풍이 일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황 대표가 최근 사무총장·전략기획부총장 등 요직에 친황계로 불리는 초선 의원들을 앉히면서 중진 의원들의 견제 심리가 발동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 자체도 최고위원회가 나경원 전 원내대표 임기 연장 불가 방침을 정하면서 월권 논란 속에 치러졌다. 심 원내대표 당선엔 김재원 정책위의장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많다.

선거제 개편 등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 의원 60여명을 향한 검찰 수사 등의 해법을 김 정책위의장에게 기대했다는 것이다. 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란 점도 내년 총선을 앞둔 의원들이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