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신중현,권용관,이남이

대한민국 록의 대부인 기타리스트 신중현의 명곡들이 두 아들의 손을 거쳐 다시 태어났다. 세 아들 중 둘째인 기타리스트 윤철, 셋째인 드러머 석철이 베이시스트 송홍섭 등과 프로젝트 밴드 '카도(CADDO)'를 결성, 아버지가 만든 곡들을 재해석한 앨범 '뮤직 오브 신중현' 시리즈를 선보였다.

보컬은 지난 5월 오디션으로 선발한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재학생 황유림이 맡았고, 삐삐밴드 출신 드러머 김책도 드럼 주자로 참여했다. 황유림과 김책의 합류로 팀 구성을 마무리한 카도는 원곡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디지털 장비 대신 릴테이프를 썼고 녹음 방식도 원 테이크 레코딩으로 했다.

송홍섭은 "이번 앨범에 담긴 곡은 편곡도 따로 안했다. 각자의 파트를 알아서 디자인한 것"이라면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방식이긴 하지만 디지털 세대가 잃어버린 '자연스러움'은 되찾았다. 음악가로서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도는 앞으로 '뮤직 오브 신중현' 시리즈를 차례로 발표하는 한편, 공연과 TV 음악 프로그램을 통해 팬들과도 꾸준히 만날 예정이다. 김책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1980-90년대 노래들을 꾸준히 리메이크하면서 그 시대 노래가 한국 대중음악의 '고전'으로 굳어지는 분위기에요."

북미 인디언 부족의 이름에서 따온 팀명 '카도'는 '진정한 추장'이란 뜻. 한국 대중음악계의 진정한 추장인 신중현에게 바치는 헌사다. 신윤철은 "저희 삼형제는 배고프면 밥을 먹고, 졸리면 잠을 자듯 너무도 자연스럽게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 아버지의 아들이자, 제자이자, 팬인 셈이죠. 아버지가 어렸을 때 만주에 사셨다고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아버지의 음악에선 광활한 대륙의 기상 같은 게 느껴져서 좋아요. 스타일리시하면서도 무게감이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신석철은 "아버지는 가요계에 전례가 없던 음악을 하셨다.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보탰다. "개인적으론 아버지가 1970년대 중반 활동 금지를 당하면서 한국 가요의 수준도 떨어졌다고 생각해요. 1980년대 초 활동을 재개하시기 전까지 일절 새 음악을 내놓지 못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