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뉴스에 연재 중인 팝아트 작가 이하 씨(44세)에 대해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8일 검찰에 고발했다.

선관위는 이하 작가가 안철수, 문재인 두 대선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포스터를 공공장소에 붙였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이 작가는 지난 6일과 7일, 두 후보의 얼굴을 절반씩 나누어 그린 위에다 영어로 'Co+INNOVATION(공동혁신)'이라고 적은 이 포스터를 종로, 신촌, 여의도 일대에 부착했다. 이 작가가 시내에 배포한 500여 장 가운데 147장을 수거한 선관위가 검찰에 고발한 것.

 

선관위에 따르면 현행 공직선거법 제93조 1항에서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 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거나 정당의 명칭 또는 후보자의 성명을 나타내는 광고, 벽보, 사진, 인쇄물 등을 게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하 작가는 지난 6월 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백설공주로 풍자해,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사과를 든 모습으로 그린 작품을 부산시내에 붙여 고발당한 바 있다. 이 작품은 안팎뉴스 '이하 작가의 시사돋보기'에도 게재되어 있다.

 

한편 이하 작가의 검찰고발을 계기로 한국 선관위의 잣대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주의 선진국들의 경우 대선 후보와 관련하여 상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추천, 반대의 의사를 마음껏 표명한다.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한 정치참여야 말로 아무 문제가 될 게 없는 상황.

 

이 기사에 대한 누리꾼 반응도 비난 일색이다.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헌법이 선거법보다 상위법 아니냐"며 "국내 언론 방송사들이 노골적인 정치 지지 대신 온갖 수단 방법을 동원해 지지후보를 돕고 있는 현실은 손 대지 않고 예술 작가에게만 선거법을 적용하는 게 무리"라는 지적이다.

 

특히 문제가 된 이하 작가의 이번 작품같은 경우 뭐가 문제인지 알 수 없다는 반응. 단일화를 촉구한 게 문제가 된다면 그간 단일화를 촉구한 국내 여러 교수, 사회지도층 지지자들 등도 모두 문제 삼아야 하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각종 활동을 펼친 단체들도 동등하게 문제 삼아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