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의 피아니스트 라두 루푸의 첫번째 내한공연이 11월 17일과 1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된다.  17일에는 본인의 트레이드 마크인 슈베르트의 곡들을,  19일에는 코리안심포니와 베토벤의 협주곡 3번, 4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무려 30여년간 인터뷰를 고사해온 라두 루푸는 오늘날 가장 자폐적인 피아니스트라고 불린다. 털이 북실북실한 외모와 연결되면서 ‘털북숭이 아나키스트’의 이미지로 이어진다. 마이크 앞에서 불편함을 느껴 녹음을 거의 하지 않는다,

 영국의 가디언은 “그의 리사이틀은 참으로 금욕적이어서 으스스할 정도다. 건반을 터치하면 무언가 관통당하는 느낌에 사로잡힌다. 그의 연주는 명상으로 가는 길이다. 그는 바로 위대한 철학자다.” 일반적인 피아노 의자를 거부하고 등받이가 있는 의자를 고집한다.

관객을 외면하며 마지못해 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루푸는 자신이 연주할 피아노를 까다롭게 고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가 요구하는 피아노는 스타인웨이 ‘모델 D’ 중에서도 일련번호 6자리 가운데 앞의 3개가 ‘578’을 넘지 않아야 하며, 건반의 무게도 저음부에서 53g을 넘으면 안된다.

물론 거기에는 ‘인터뷰 안함’ 도 포함돼 있다. 루푸는 이번 연주를 위해 15일 저녁에 입국, 예술의전당에서 직접 피아노를 고를 예정이다. 만약 피아노 컨디션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피아노를 비행기로 공수할 수도 있다”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