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는 20일 오후 3시 현재 한국영화 총 관객수는 9990만6766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오후 3시까지 10만33명이 한국영화를 찾았으며 저녁 시간대 관객이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1억명 돌파가 확실시된다. 한국영화 점유율도 59%를 기록해 지난해 51.9% 보다 7.1%포인트 증가했다.

우리나라 국민 한 명이 1년에 한국영화 2편씩을 본 셈이다. 1000만 관객 영화 두 편과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에 이어 1억명 시대가 열리면서 올해 영화계는 어느 때보다 화려한 시절을 맞고 있다. 그러나 외양과 달리 대기업 독과점 심화, 스태프 저임금 문제 등 내부 그늘은 여전하다.

나쁜놈들 전성시대, 건축학개론, 부러진 화살 등이 인기를 끌면서 상반기 극장가를 이끌었다. 여름에는 도둑들이 1000만 관객을 넘겼으며 광해, 왕이 된 남자가 9월에 1000만 관객을 기록했다. 11월은 늑대소년이 500만 관객을 넘기며 최고 흥행 멜로영화로 올라섰다. 현재 400만 관객을 넘긴 한국영화는 모두 9편이나 된다.

영화산업에서 대기업의 비중은 점점 늘고 있다. 대기업이 투자·배급은 물론 제작까지 손대면서 중소 제작·배급사의 몫이 줄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올해 배급사별 점유율 통계에 따르면 CJ엔터테인먼트 24.7%, 쇼박스㈜미디어플렉스 14.0%, 롯데엔터테인먼트 13.8%로 3대 기업의 배급 점유율이 52.5%에 달했다.

스태프 등 영화계 종사자의 저임금 문제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스태프 임금 수준은 2004년이나 올해나 거의 비슷하고 체불 문제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현재 평균 순제작비가 2002년 수준이며 10년동안 그대로라는 건 영화산업 내부 종사자들이 가져가는 수입이 줄어들었다는 의미이다.

작년과 올해 개봉한 140여편 중 순제작비 10억원 미만의 영화가 절반이 넘지만 관객 비중은 10%가 안 된다. 전체 매출구조상 극장과 다른 시장의 비율이 6대4 정도여야 하는데 극장의 비중이 85%나 된다. 제작 배급사가 극장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악순환 구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