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소비가 위축되고 수출은 31년 만에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경제를 침체의 늪으로 밀어넣은 코로나19로 한국 경제가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역성장했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0년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1.0%를 기록했다. 1998년 -5.1% 이후 최저치다. 한국 경제가 뒷걸음질 친 것은 석유파동이 있었던 1980년과 98년에 이어 지난해가 세 번째다.

소비는 얼어붙었다. 지난해 민간소비는 98년 이후 최저치다. 정부 소비는 늘었지만 2019년보다 증가 폭은 줄었다. 설비투자는 플러스로 돌아섰다. 지난해 하반기의 반등에도 연간 수출은 마이너스로 전환하며 8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한국의 성장률이 2019년 2.0%에서 지난해 -1.0%로 3%포인트 하락했는데, 이는 주요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한 중국의 낙폭보다 작다”며 “주요 기관은 다른 나라의 성장률 하락 폭을 5~7%포인트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장률 하락폭을 줄인 공신은 정부 재정과 제조업, 택배다. 지난해 GDP 성장 기여도에서 정부는 1.0%포인트를 차지했다. 지난해 사상 유례없이 59년 만에 4차 추경까지 편성하며 66조8000억원을 풀었다. 상대적으로 높은 제조업 중심의 경제구조도 충격의 완충재 역할을 했다.

2019년 기준 한국의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은 27.7%다. 독일과 프랑스, 영국보다 높다. 지난해 하반기 반도체와 화학제품 등 주력 업종의 수요가 회복되며 수출이 늘어난 것도 역성장의 기세를 둔화하는 데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 경제 활동의 위축 속에서도 종횡무진 활약한 택배 업종도 성장률 방어에 큰 역할을 했다. 택배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쇼핑 기반이 잘돼 있었던 덕에 소비 위축을 막아주는 효과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