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6년 만에 최악 황사를 맞이했다.

지난 주말에 내렸던 봄비가 그치면서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나 싶었는데 29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황사 경보가 내려졌다. 서울은 미세먼지 농도가 평소의 20배를 웃돌면서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도심 고층 건물들이 잿빛 먼지에 갇혔다. 희미하게 윤곽만 보일 뿐 분간조차 어렵다. 거대한 인천대교도 철근 케이블이 간신히 보일 정도이다. 서해 상공으로 좀 더 높이 올라가자 푸른 하늘 밑에 먼지 띠가 확연히 드러난다.

중국과 몽골에서 날아온 황사이다.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평소의 20배가 넘는 세제곱미터당 783㎍까지 치솟았다. 2015년 이후 6년 만에 최악의 수치로 황사 경보도 발령됐다. 

여기에 초미세먼지까지 한때 매우 나쁨을 나타내 답답함을 더했다.

이날 오후 들어 황사가 점차 해소되고 있지만, 여전히 남산타워의 모습은 뿌옇게 보이지 않고 미세먼지도 '매우 나쁨'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강원 동해안을 빼고는 전국적으로 황사 경보가 내려진 것도 11년 만이다.

제주 내륙의 미세먼지 농도는 한때 세제곱미터당 1천200㎍ 넘게 솟구쳤고 군산과 광주, 진주 등 일부 내륙 지역도 1천㎍을 넘어섰다. 중국과 몽골의 황사 발생량은 지난 14일보다 적었지만, 이번에는 강한 하강기류가 많은 황사 입자를 떨어뜨려 지상의 농도를 크게 높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황사가 유지되는 기간 동안에는 대체적으로 우리나라 주변의 기압계 흐름이 다소 늦어지기 때문에 황사가 동쪽으로 빠져나가는 데도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 정체로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황사 경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31일까지 황사의 영향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