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루머로만 생각했던 '십알단' 의 존재가 수면위로 떠오르며
14일 각종 포털사이트에 인기검색어로 올라왔다.

십알단은 어찌 보면 생소한 이 용어는
‘십자군 알바단’의 줄임말로 특정 종교인을 중심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
상대후보를 비난하는 트윗을 쓰고 이 트윗을 고용한 알바들이 리트윗해 퍼뜨리는 알바생들을 지칭하는 용어로 나꼼수를 통해 처음 나온 용어이다.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의 '나꼼수-봉주21회'에서는 송파구의 한 대형교회 윤아무개 목사를
중심으로 SNS에서 조직적으로 친여 여론을 퍼트리고 있다고 십알단 존재에 대하여 의혹을 제기했으며
나꼼수의 주장과 그로 인한 논란에 보수 인사들은 말도 안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십알단’의 존재를 부인해던 보수인사들도 더는 그럴 수 없게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측을 돕기 위해 온라인 댓글을 달아
여론 조작하는 등  불법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제보받아 무실 설치 의혹을 포착해
조사에 착수하던 중 지난 13일 오후 5시 경 해당 불법 사무실을 급습했다.

이 오피스텔 입구에는 선거 6일 전을 알리는 문구와
‘President War Room(대통령 선거 상황실)’이라는 표지가 붙어 있었고
이 곳에서 박근혜 후보의 이름이 적힌 임명장이 여러 장 나왔으며,
선관위가 도착했을 당시 이들은 PC 앞에서 인터넷 댓글을 다는 일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십알단의 지도자로 지목돼온 윤 목사가 선관위가 여의도 오피스텔을 급습할 당시 현장에 있었고,
윤 목사의 책상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캠프의 ‘에스엔에스 미디어 본부장’이라는 직함이 적힌
윤 목사의 명함도 발견됐다.

▲불법 선거 혐의로 고소된 윤목사의 트위터 프로필 사진

윤 목사는 7명의 청년들을 고용해 박 후보에게 유리하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불리한 글을 트위터에 게시하고 리트윗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칭 ‘십알단 총수’로 알려진 윤 모 목사는 지난 9월말 트위터에
“트윗 한번만 RT(재전송) 하셔도 십알단 단원이 되십니다.
박근혜 대통령 시계를 선물로 드릴 예정입니다”며 10만 십알단 모집 공고를 내기도 했다.

십알단의 성격과 활동에 대해선 ‘애국 보수 트위터리안’으로 자발적인 행동으로
참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 일당 7만 원 정도 받는다는 말들이 나돌기도 했었다. 

선관위는 윤목사 등  7명을 임의동행하여 어젯 밤 밤샘 조사를 진행했으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임명장 2박스, 새누리당 입당원서, 박 후보 일정,
박 후보를 위한 SNS 미디어본부 활동상황 보고서, 컴퓨터 8대, 노트북 1대 등 51종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  KBS 보도 화면 캡처

또한, 직원들에게는 현재까지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으나
직원 1명에게는 월 150만원～200만원을 선거일 후에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혀진 것으로 보아
나머지 직원에게도 이와 비슷하게 급여를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선관위는 밝혔다.

이와관련, 새누리당은 당과는 관계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당에서 돈을 들여 사무실을 차려주거나 지원한 사실이 없다.
개인적으로 사무실을 차려놓고 활동한 것으로, 새누리당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새누리당과 관계없다"던 그의 주장 역시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되었다.
14일 선관위에 따르면, 윤 본부장은 직원들이 리트윗(RT)한 활동 실적으로
'박 후보를 위한 가계부채특별위원회 SNS활동보고서' 형식으로 작성하여
새누리당 가계부채특별위원회 안상수 위원장에게 수시로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선관위는 "윤 본부장이 직원 7명과 함께 작업하고 있던 서울시 영등포구 한 사무실 임차 비용은
박 후보 선대위 국정홍보대책위원회 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이 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일부 구체적인 사실을 밝히지 못한 부분이 있어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고 밝혔다.

윤 본부장 등 이들은 박 후보를 홍보하는 글을 트위터에 게시했을 뿐 아니라
새누리당 선대위 조직총괄부로부터 후보 명의 임명장 700~800여 매를 전달받아
우편 발송하는 등 선거운동을 해왔다.

이밖에도 윤 본부장은 새누리당의 당원들을 대상으로 SNS 활용법에 대해 강의도 진행했다.

새누리당 전북도당은 11월 6일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오늘 전북도당 회의실에서 윤아무개
디지털정당위원회 부위원장님께서 SNS활용법에 대해 강의해주셨다"는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되었다.

▲  불법선거운동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한 박근혜 캠프 SNS미디어본부장이 지난 11월 새누리당 전북도당 당원들에게 SNS활용법 강의를 했다는 소식을 알리는 새누리당 전북도당 홈페이지 게시물

 

한편, 13일 '나꼼수’가 ‘십알단’과 관련해 2차 폭로를 예고해 누리꾼들의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이날 ‘나꼼수’는 “최근 새누리당이 김어준 주진우 김용민을 한꺼번에 고소했다. 박근혜 후보의 1억5,000만원 굿판과 신천지가 새누리당과 관련이 있다는 트윗을 올렸다는 이유로 고발당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사실 우리는 양쪽(새누리당, 원정스님)의 주장을 모두 보도했으나 이렇게 된 이상 그냥
넘어가지 않고 사실관계를 확실히 확인할 것”이라며 “신천지 내용 역시 이미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을
트윗한 것은 보여주기 식의 고소”라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나꼼수 측은  “우리가 방송하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의 10분의 1만 공개한 것으로,
어제 ‘KBS 9시 뉴스’에서 윤모씨로 밝혀졌다”며 “십알단, 그기 전부가 아니다.
십알단 건물을 구해준 사람까지 우리가 알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