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클 무어감독의 미국 의료 제도의 문제점을 고발한 다큐 <식코>에서.

지난 11월 29일 정부는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의료기관의 개설 허가절차 등에 관한 규칙’을 공포했다. 영리병원설립에 관한 법안 추진이 국회에서 통과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정부의 꼼수일 게다.

게다가 경제자유 구역 내(內)라고 하지만 아래 그림만 봐도 한눈에 알 수 있다.  바로 경제자유구역이 전국적으로 퍼져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병원도 이제 무한경쟁으로 치달아야만 한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새누리당 박 후보가 이명박 정권에 이어 영리병원을 찬성한단다. 심지어 내국인에게까지 확산할 생각을 품고 있다고 한다. 잘 알다시피 영리병원은 병원에 투자한 사람들에게 이윤을 돌려주어야 하는‘주식회사’다. 한마디로 병원을‘돈벌이'로만 보겠다는 개념이다. 그렇게 되면 자본의 논리에 따라 의료비가 큰 폭으로 요동치며 상승할 게다. 돈 없는 환자는 앞으로 진료받기가 하늘에 별따기만큼 힘들어진다. 게다가 영리병원의 양질의 의료진과 시설은 지역 중소병원에게 큰 타격을 줄 것은 불보듯 뻔하지 않은가. 이에 보건산업진흥원도 지역 중소병원 50곳 이상이 문을 닫을 거라고 밝혔다. 그런데도 박 후보는 지역의료를 강화한다고 한다.

말이 안되는 게 이뿐인가. 박 후보는 건강보험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물론 건강보험 강화는 중요하다. 하지만 아래를 보시라.

암 등 4대 중증질환 진료비 100% 보장? 병실료, 간병비, 특진료는 제외

박 후보가 밝힌 이른바 4대 질환 중 암, 심장병, 뇌혈관질환은 이미 건강보험 적용진료비의 95%를 국가가 부담하고 있다. 희귀난치성 질환도 이미 90%를 국가가 부담한다. 그런데도 이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이 크다. 그 이유는 간병비, 병실료(6인이상 병실료 본인부담), 선택진료비(대학교수 진료비) 등 바로 비급여 항목의 의료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지 않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박 후보는 병실료, 간병비, 특진료는 건강보험 강화 공약에서 제외시켰다. 그렇다면 지금과 별반 다를 게 없지 않은가. 단지 임플란트 어금니 보장 등 선심성 공약만 난무할 뿐이다.

결국 박근혜 후보의 의료정책은 한마디로 아리송하다. 건강보험을 강화하고 국민들의 미래를 보장한다고 하지만 허상일 뿐이다. 특히 영리병원에 대한 허용 등 의료민영화 정책은 오로지 재벌들의 미래를 위한 공약일 뿐이다. 따라서 영리병원의 도입은 국민건강보험제도를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의 의료체계를 뿌리째 흔들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더욱이 한미FTA에 있는 독소조항인 ISD와 결합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 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이에 12월 19일 대통령에 어느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의 국민건강보험을 중심으로 한 공공의료체계는 운명의 기로에 선다.

살아남을까 아니면.. 그것이 문제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