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조업 재고가 8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한국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재화수요가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3분기 국내 제조업 재고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8.2%로 2012년 4분기 이후 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3분기 이후 국내 제조업 재고는 자동차 부품, 반도체, 금속, 석유제품, 화공품 등을 중심으로 큰 폭 뛰었다. 지난해 말 기준 제조업 재고는 2020년 7월과 비교해 석유정제품이 6.3% 늘었고, 화학제품 18.8%, 1차금속 3.1%, 반도체 12.1%, 자동차 부품 14.5% 늘었다.

일반적으로 경제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위기 초기에는 수요가 위축되고 생산조정은 늦어지면서 재고가 늘어나며, 회복기에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재고가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재고순환 패턴은 지난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시 국내 제조업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제조업 재고 증가는 일반적인 경기둔화기에 주로 나타나는 수요 감소보다는 이번 감염병 위기의 특성에 주로 기인한다"고 말했다.

재고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지만 글로벌 공급차질이 완화될 경우 차량용 부품 등 중간재 출하가 되살아 나면서 제조업 재고 흐름이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경기회복 과정에서 재고를 정상 수준으로 재축적 하려는 수요가 나타날 경우 우리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