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희와 전두환

인권? 박정희 딸이!

공화당 독재시절을 거쳐 (전)두환 오빠 돈과 비호를 받으며

민정당 - 신한국당 - 한나라당 - 새누리당을 이어왔으면서

박정희 : “4.19같은 사태가 일어난다면 내가 직접 발포명령을 내리겠어. 자유당 때는 최인규나 곽영주 같은 친구들이 발포명령을 내렸다가 사형을 받았지만, 대통령인 내가 명령한 걸 누가 뭐라고 할 거야? 나를 사형에 처할 수 있을 거 같애?

차지철 : “캄보디아에서는 3백만 명이나 죽었는데 우리가 1~2백만 명쯤 희생시키는 것이야 뭐가 문제가 되겠습니까?”

이 섬뜩한 대사들은 김재규가 군사법정에서 비공개 진술을 통해 공개한 것이다. 앞의 대사는 부마사태로 인한 데모가 다른 도시로 확산될 것 같다는 김재규의 보고를 듣고 나서 박정희가 한 말이고, 뒤의 대사는 경호실장 차지철이 맞장구를 치며 내뱉은 말이라고 한다.

이는 정신과 전문의 신용구 저서 <박정희 정신분석, 신화는 없다>에 나오는 말이다. 인권은 고사하고 1~2백만 명의 국민을 희생시켜서라도 독재정권을 유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국정원 김 모 요원 건과 관련해 “불쌍한 20대 여직원이 무죄인 것이 판명 났다”고 전제한 뒤, “민주당은 사람이 먼저라더니 20대 여성의 인권은 무시하나”라고 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에게 맹공을 퍼붓고 있다. 그리고 대선을 하루 앞둔 18일에는 "다시 한번 `잘 살아보세'의 신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인권 운운하던 박 후보의 공이 아버지 박정희의 유지를 계승하겠다는 쪽으로 튄 것이다. 개발 독재와 유신 독재를 위해서 국민 1~2백만 명쯤 죽이는데 문제가 없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쿠데타와 독재로 점철된 계보에서 인권을 논할 수 없다

박 후보는 오전 여의도 당사 기자회견에서 "오직 국민만을 생각하는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 무너진 중산층을 복원하고 중산층 70% 시대를 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명박 정부에 의해 무너진 중산층 얘기는 사라지고 복원만 하겠다고 한다. 민생 이야기를 하면서는 인권 이야기도 없어졌다. 인권 이야기는 ‘국정원녀’에서만 국한시킬 뿐 더 이상 거론되지 않는다. 박근혜 후보가 인권을 말하기에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 아버지 박정희의 폭압적인 독재 정치, 그 뒤를 이은 ‘(전)두환 오빠’의 신군부 쿠데타와 민정당, 그리고 신한국당과 차떼기당으로 이어오지 않았나. 여기서 차떼기당 한나라당은 다시 무늬만 바꾼 새누리당으로 계승돼 왔다. 인권과는 거리가 먼 쿠데타와 독재 계보 정당 아닌가? 여기서 인권 운운은 어불성설이다.

박 후보는 이어서 "그동안 어렵고 힘든 삶, 이제 저 박근혜가 국민 여러분의 삶과 동행하면서 지켜드리겠다"면서 "정부와 제 주변부터 더 쇄신하고 엄격히 관리해나가며 지역균형발전과 대탕평 인사로 지난 반세기 동안 이루지 못한 국민 대통합을 이루고 국민행복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 말에 박 후보 주변 쇄신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이미 박근령, 박지만 등 주변이 만신창이 난 가운데 뭘 더 어떻게 쇄신한다는 말인가? 형제지간에 살인배후를 주장하며 수감까지 시켰고 늘 마약사범으로 단골 입건된 사람들 아닌가.

국민 하대下待하는 것을 준비한 사람, 이젠 국민을 공대恭待할 필요가

여기에 덧붙여 박 후보는 "그 변화의 결과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시대가 열리고 정권교체를 뛰어넘는 시대 교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대교체란 무엇인가? 지금 이명박 불통시대에서 민주주의 불임시대로 교체하겠다는 말인가? 아니면 이명박 개발 독재보다도 또 냉혹한 박정희 개발 독재로 교체하겠다는 말인가?

박근혜 후보는 토론은 못하지만 혼자서 마이크를 잡고는 ‘제법 곧 잘 말을 하네’란 소리를 듣는다. 남과의 대화와 토론에서는 쉬 흥분하지만 ‘써 준 원고를 또박또박 읽는 것’엔 이력이 붙은 그녀 아닌가? 대화나 토론을 못해 소통 없는 ‘불통’이고 공주 고집이 붙어 ‘고집불통’이지만 일방적으로 주변 사람들 ‘하대下待’하는 것은 아버지 때부터 ‘준비된 사람’ 아닌가?

박정희의 <잘살아 보세> 신화를 어머니의 마음으로 이루겠다는 말인가?

박 후보는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하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삶을 돌보는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새로운 변화와 개혁으로 대한민국 최초 여성 대통령의 시대를 열어 달라"고 호소했다. ‘잘살아보세 신화’를 다시 한 번 완성시키겠다는 아버지 유지만을 내세우기엔 모순점이 아주 많아진다. 그래서 불쑥 ‘어머니의 마음’이 껴들었다. 인권을 무시하고 국민 1~2백만 명쯤은 거뜬히 죽일 수 있었던 독재자의 딸로만 남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독재자의 딸로 대통령이 되겠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잘살아보세 신화 완성을 위해선 어머니 마음이라는 연막, 안개 작전도 필요하지 않았을까? 대한민국 최초 (독재자의 딸이면서) 여성대통령 시대를 열어 달라고 하기엔 수식어도 참 많다.

<인권>이란 단어를 쓰지 마라. 이는 아무나, 함부로 쓸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어쨌든 거두절미하고 앞으로 박근혜 후보는 <인권>이란 단어는 쓰지 않길 제안한다. <인권>은 아무나, 함부로 쓸 수 있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 김성수(안팎뉴스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