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를 맞이하여 감사의 인사로 휴대폰 모바일 상품권인 ‘기프티콘’을 선물로 주고받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이 기프티콘 참 문제가 많다.

A씨는 생일을 맞이해 유명제과점의 케이크 기프티콘을 선물 받았다. 제과점에서 케이크를 고르고 기프티콘을 내밀며 계산하려 하자 ‘생전 우리 가게 오지도 않던 사람들이 와서 기프티콘을 사용해 케이크로 바꿔간다’며 눈치를 줬다. 제값을 지급하고 구매한 상품권이지만, 상품으로 교환할 때 가맹점 주인의 눈치를 봐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또 다른 데 있다.

2011년 기준 한 해 기프티콘의 매출액 규모는 945억 원이었다. 이 중 890억 원은 실제 상품으로 교환되었지만, 55억 원가량은 미교환되었다. 문제는 55억 원 중 9억 원만이 환급되었다는데 있다. 

기프티콘의 소유권은 구매자가 선물한 시점부터 수신자에게로 넘어간다. 기프티콘의 사용기한이 지나 수신자가 환급을 원하면 환급이 가능하지만, 따로 환급신청을 하지 않는다면 그 이익은 고스란히 사업자에게로 돌아간다. 작년 한 해 이렇게 환급하지 않아 생긴 이득은 46억 원이다.

환급되지 않은 미교환잔액이 많은 이유는 사업자마다 다른 환급제도와 복잡한 환급절차 때문이다. 가령 SK M&C는 기프티콘을 수신자에게 환급하고, KTM, LG U+는 구매자에게 환급하도록 되어 있어 소비자 관점에서 누가 환급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혼란이 있다. 환급을 받기 위해서도 사업자에게 신분증 사본, 통장 사본 등 개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구매는 간단하지만 환급이 번거로워 미교환 잔액의 대부분이 사업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는 상황. 소비자들이 환급제도를 쉽게 알 수 있도록 일관성 있는 환급제도를 마련하고 통신요금 조정이나 결제카드 취소 등 번거롭지 않은 환급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