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6월 외환보유액이 94억달러 줄었다

한국 외환보유액이 한 달 새 94억3000만 달러 줄었다.

감소 폭으로는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컸다. 달러 강세로 다른 통화 보유 자산의 평가액이 줄어든 데다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외환시장 안정 조치 등이 영향을 줬다.

5일 한국은행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4382억8000만 달러로 전달보다 94억3000만 달러 감소했다. 감소 폭으로는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 이후 13년7개월 만에 가장 컸다.

한은 관계자는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과 금융기관의 예수금 감소, 외환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 등에 기인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외환보유액의 감소가 달러 강세에 따른 원화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외환 당국이 미세 조정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한다.

특히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이미 국제통화기금이 권고하는 적정 수준 아래로 내려갔다. IMF는 연간 수출액, 시중통화량, 유동 외채 등의 일정 비율을 합한 규모의 100~150% 수준을 적정 외환보유액으로 산정한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비중은 2020년 99%로 처음으로 100% 아래로 내려간 데 이어 지난해에는 98.94%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사상 최저 수준이었다.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3.2원 내린 달러당 1300.3원에 거래를 마쳤다. 8거래일 만에 다시 달러당 1300원 선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