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원에 가까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방문조사가 무산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양석조 부장검사)는 26일 오전 특활비 상납 의혹 수사를 위해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방문했으나 박 전 대통령이 진술을 거부했다.

검찰에선 양 부장검사가 검사 1명과 남·녀 수사관 2명을 동행해 구치소를 찾아 조사를 시도했다.

오전 10시께 조사실에 들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직접 면담했지만, 박 전 대통령이 조사에 불응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조사 거부는 현재 일체의 재판과 수사를 거부하는 행동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을 향한 수사를 '정치 탄압'으로 규정하며 형사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아 궐석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조사에 응하지 않더라도 법적 절차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등 추가 혐의에 대한 증거를 검토한 뒤 기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박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3년 5월부터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작년 7월까지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모두 40억 원 상당의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건네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를 받고 있다.

이미 구속기소 된 남재준·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뇌물이라는 점은 부인하면서도 청와대에 특활비를 건넨 사실관계를 밝혔고, 핵심 측근이던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도 국정원 자금이 박 전 대통령에게 건너갔다면서 자신들은 '전달자'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검찰은 "법에 정한 절차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의 추가 혐의에 대한 증거를 검토해 기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애초 지난 22일 박 전 대통령을 소환 통보했지만 건강 등을 이유로 출석에 응하지 않아 구치소 방문조사를 시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