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조선 반도(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평정‧수복하고 공화국 영역에 편입시키는 문제를 헌법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개정헌법에 대한민국을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으로 명기하고, ‘평화통일’ 표현을 삭제할 것을 지시하는 등 4월 총선을 앞둔 남측에 군사위협 수위를 계속 높여가고 있다.

지난 16일 조선 중앙통신은 김정은이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의 시정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우리는 전쟁을 바라지는 않지만, 그러나 결코 피할 생각 또한 없다”며 “전쟁은 대한민국이라는 실체를 끔찍하게 괴멸시켜 끝나게 만들고 미국에는 상상해보지 못한 재앙과 패배를 안길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정은이 ‘남조선’ 대신 대한민국 것들이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대한민국’은 금기어였다.

그들 나름의 외교 전략이 있겠지만 이 급작스러운 정책 변경은 북한 사회의 참담한 실상이라는 내부적 요인도 한 배경이라고 생각한다.

김정은이 같은 회의에서 ‘평양과 지방 격차 해소’라는 이례적인 지시를 한 것도 그런 내부적 요인을 짐작하게 한다.

탈북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평양과 지방은 다른 나라다. 평양 특권층은 프랑스제 명품을 걸치고 샤부샤부를 먹는다고 한다. 그러나 평양 밖 2,000만 명은 한국의 60년대 70년대만도 못한 삶을 산다.

북한 엘리트 출신 탈북민은 고난의 행군(1990년대) 때 북한군 고위장성으로부터 “인민 12%가 굶어 죽었고 당원들도 죽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당시 북한 인구가 2500만 명이라고 한다면 300만 명이 굶어 죽었다는 얘기다.

필자는 한때 에이! 그럴 리가 하고 반신반의했으나 지금은 믿을 수밖에 없게 됐으니 북한 인민들이 불쌍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이 시기 이후 평양 밖 북한은 지옥이 됐다. 그런 지옥 같은 북한을 통치하는 독재자 김정은은 ‘대한민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으로, ‘불변의 주적’으로 확고히 간주하도록 교육 교양 사업을 강화하라고 했다니 웃기는 일 아닌가.

김정은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드러났던 남북관계의 ‘패러다임 대전환’을 헌법개정으로 법제화하는 동시에 적화통일 위협을 극대화하고 4월 총선을 앞둔 한국 내 안보불안을 조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조평통, 민족협력국, 금강산 관광국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이랄 수 있는 경의선 북측구간의 물리적 파괴와 평양에 있는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 철거도 지시했다.

대한민국은 북한의 이런 협박에 눈을 감고 있을 리 만무하다. 윤석렬 대통령은 이날 있었던 국무회의에서 최근 북한의 위협을 “우리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대한민국을 균열시키기 위한 도발 행위”라고 규정했다.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규정한 것과 관련해 “만일 북한이 도발해온다면 우리는 이를 몇 배로 응징할 것”이라며 “전쟁이냐 평화냐를 협박하는 재래의 위장 평화 전술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강력하게 경고했다.

윤 대통령은 통일부에 ’북한 이탈 주민의 날‘을 제정할 것도 지시했다.

아무튼 북한이 이번 총선에 어떤 장난을 칠지는 가늠하기가 어렵다. 지난 정부의 정보사 공작관들에 대한 무리한 수사 등으로 대북 휴민트가 붕괴돼 우려가 큰 것은 사실이다.

국정원 대공 수사권 복원이 해법이겠으나 그럴 겨를이 없다. 정파적 이해를 따질 일도 아니다.

국방부와 통일부‧검찰‧방첩사‧정보사‧국정원 등 대공 전선이 총집결해서 總力 대응해야 한다.

과거 소련의 대처 총리 제거 공작이 성공했다면 KGB의 끄나풀이나 다름없던 노동당 당수가 총리가 됐을 것이고, 역사는 뒷걸음쳤을 것이리라는 가정은 총선거를 코앞에 둔 지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류근찬

통일이답이다국민운동본부 상임고문

제 17대, 18대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