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21대 국회는 그 임기가 오는 5월 말로 끝난다.

4.10 총선에서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6월 초 개원하면 그 임무를 22대 국회의원과 교대한다.

현재 21대 국회는 민주당 180석, 국민의힘 103석이라는 압도적 차이 속에서 출발해 위성정당, 거야폭주 등 온갖 비정상상태로 점철됐다.

임기 막바지인 25일의 본회의 상황은 헌정사상 최악이라는 오명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그런 21대 국회가 막판까지 반국익과 반민생, 그리고 파렴치 행태를 보이면서 역대 최악의 오명을 자초하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 지난 20일 올해 첫 월급으로 국회의원들은 1,300여 만 원을 받았다고 한다. 여기엔 설 상여금도 420여 만 원이 포함돼있다. 국회의원 1년 연봉은 지난해보다 약 1.7%가량 오른 1억5700만 원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공무원 보수 인상 기준에 따른 것이고, 이미 예산도 편성돼있다.

그러나 국회의 행태를 보면 ‘납세자 국민’ 입장에서 울화가 치밀지 않을 수 없다. 정부의 예산 낭비를 감시하는 주체가 아니라 ’다소 지나친 표현을 소환해 보자면 ‘혈세 도둑’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국회사무처는 지난달 11일 ‘2024년 국회의원 수당 등 지급기준’에 대해 김진표 의장의 결재를 받아 1월 급여를 지급했다고 한다.

물론 의원 보수인상은 정부의 공무원 보수인상률에 맞춰 결정된다. 지난해에는 공무원 연봉 동결과 연동했지만, 올해는 공무원 2.5% 인상에 의원은 1.7% 인상을 결정했다고 한다.

일반 국민의 가구당 연간 평균소득(2022년 기준.) 6,762만 원의 2.3배에 이른다.

미국을 제외하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한 명당 최대 9명인 보좌진 급여 등을 합하면 의원 한 명에게 지원되는 세금이 연간 약 7억 원을 넘는다.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도 적용되지 않는다. 고비용 저효율 입법부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 의혹으로 구속된 윤 모 의원, 1.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황 모 의원(대법원 최종심을 남겨놓고 있음)과 윤모 의원 등도 대부분 급여를 받는다.

이 정도의 사례는 약과다, 30조 원대 무기 수출을 위해 절실한 법안은 상정도 못 하면서, 사업성이 거의 낙제점인 수조 원 규모 철도사업은 짬짜미로 통과시켰다.

진보 가치를 대변한다는 정당이 ‘1석 구하기 꼼수’를 부리고, 거대양당은 유유상종으로 들러리를 서줬다.

반 국익, 반 민생, 몰염치의 종합판이라고 폄훼하지 않을 수 있을까?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적용을 2년 늦추는 법안처리가 불발돼 결국 지난달 27일부터 상시 5인 이상 50인 미만의 제조업은 물론 빵집, 고깃집, 세탁소 등 서비스업종도 잠재적 범법자가 되게 생겼다.

영세사업체 80여만 곳과 근로자 약 800여만 명이 현재 대혼란에 빠져있다. “장사를 그만두라는 말이냐?”라는 원성이 커지고 종업원을 줄이는 고육책까지 나온다.

여야는 지난해 9월 발의된 유예안을 140일 동안 소관 상임위에서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기도 안 막히는 얘기다.

시행일이 임박해서야 국민의힘은 경영부담 가중을 외치기 시작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산업안전 보건청 설치 등 새 조건을 내걸었다.

반대로, 대구~광주 간 달빛철도 특별법은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다. 사업비가 추산 방식에 따라 최대 11조 원에 이르는데도 예타를 면제해줬다. 지역화합 명분으로 혈세를 멋대로 퍼붓는 셈이다.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2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정의당의 이 모 의원 사직안을 처리해준 것은 더욱 가관이다.

재판이 한없이 지연된 것도 문제지만, 대법 판결이 나오기로 돼 있는 지난달 30일 이후엔 의원직 승계가 불가능하게 되자 최대한 늦추다 사퇴한 것이다. 유권자를 우롱하는 행태다.

그러면서도 여러 건의 법안들이 방치되고 있으니 무슨 말을 더할 수 있을까?

오는 4월 10일 총선에서는 정파를 가릴 것 없이 지금의 국회의원을 최대한 물갈이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것이 필자의 확신이다.

류근찬

통일이답이다국민운동본부 상임고문

제 17대, 18대 국회의원